아픈 것도 때론 약이다
15시간 반 긴 비행을 마치고 인천공항에 들어섰다. 영하 4도, 나쁘지 않은 기온이었다. 하지만 이어지는 -13도 차가운 공기가 취약한 기관지에 그대로 파고들었다. 감기몸살이다. 뉴욕의 -6도에도 아침마다 러닝을 해 추위에 강해졌다고 잠시 방심한 것이다. 덕분에 반강제적으로 격리된 일상을 보낸다. 돌아와서 주변 안부를 챙기는 등 뭔가 미진했던 일들을 살피며, 58일간 비웠던 자리를 채우려는 마음이 앞서간다. 이 마음을 살피라고 감기몸살이 조금이라도 속도를 늦춰주고 있다. 주식시장은 4,300 지수에 삼성전자가 작년대비 130% 오르는 한편, IMF시절이 되려 호경기였다고 매몰된 경기한파에 시름 깊은 자영업자들의 목소리 또한 들린다. 곳곳에 임대문의 붙은 빈건물 들도 눈에 들어온다. 한 발짝 떨어진 온라인뉴스 소식들이 현실세계 찬바람처럼 부딪쳐오는 가운데, 혹시 뒤처진 건 아닌가 여전히 본능적으로 자기 검열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삶의 검열기준이 경제적 성취만이 아니고 꼭 내가 주도적으로 해야만 되는 것도 아닌 줄 알면서도, 참으로 몸에 밴 무서운 삶의 습관이다. 한 5일쯤 앓으니 생존본능으로 굳어진 습관들이 부유처럼 떠돌다 이제 그러려니 흘러간다.
때론 아픈 것도 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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