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뒷이야기
6박 7일간 도쿄와 그 근교를 아내와 다니며 적은 짧은 시 ‘후지산’에 앞뒤 맥락을 이어 사족을 달아본다.
여전히 번화하고 깔끔한 도시 도쿄의 다양한 장소와 사람들이 낯설기도 하지만 때론 눈 익은 장면이 되면서 서서히 배경으로 흐려진다. 그리고 그 경험을 함께하는 아내와의 시간이 주인공이 된다.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향하던 시선의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 자신이 받은 상처를 외면해 온 오랜 습관은 슬프게도 자신이 준 상처마저도 외면하는 무의식적 태도로 굳어졌다. 그 긴 세월 곁을 지키며 끊임없이 두드려준 덕에 오래된 상처를 마주 대하며 생긴 연민이 함께해 온 아내에게도 스며든다. 그리고 고마움도. 이제 지하철 속 국적과 인종이 다른 사람들의 표정들도 더 이상 대상으로서의 타자가 아닌 나와 다름없는 한 인간의 얼굴로 비친다. 구름이 되었건 산이 되었던 더 이상 밀어내거나 외면하지 않고 각자의 상처와 함께 덤덤히 살아가는 평범한 삶을 이곳에서 만들어갈 힘이 어디선가 생겨나고 있다. 나 홀로의 고고함은 더불어 가는 평화로움으로 깊이 물들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