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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 람 Sep 14. 2019

가면놀이

추석을 전후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위정자와 그에 반응하는 주변, 그리고 그에 웃고 우는 내 모습이 마치 가면놀이에 빠져 덩달아 춤추고 있는 관객 같다.

잣대질이 재미있어 어리석은 군중이 되고 말았다.

이를 빌미로 조금이라도 이익을 얻고자 하는 자들이나 이에 정의를 들먹이며 들러리 서는 자들 모두가 이 시대 씁쓸한 자화상이다.

국민이 쥐어준 힘이라는 명분 아래 조정하고 비판하고 싶은 욕구가 요동을 친다. 자신에게 못했던 잣대질을 이상화한 위정자에게 요구하고 있는 모습과 비난하는 태도에서  자신에게 깨어있지 못한 어리석고 나약한 내면의 치부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80년대 최루탄의 주역이 정권을 창출했지만 역사의 진보는 늘 자기모순에 빠지고 기대에 못 미친다.  그가 짊어져야 할 그의 몫이 있고 시대가 짊어질 각자의 몫이 있다.

간음한 여자에게 돌을 던질 자 누가 있겠냐? 타인에게 이상화된 잣대로 돌팔매를 던지기 전에 나 스스로 돌아보며 내 삶을 추스를 때다. 먼저 내면을 밝히고 사회를 밝혀나가길 희망하는 촛불이 빛나길 바란다.

모두들 떠나고 난 뒤 나도 너에게 죄를 묻지 않겠다. 그리고 다시는 죄짓지 말라는 이야기가 그래도 세상을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만들어 오지 않았을까?

이번 기회에 고무줄 잣대로 살아온 자신을 돌이켜본다.

스스로 살피고 내게 주어진 일에 집중하며 최선을 다하는 태도가 절실하다. 한 사람 한 사람 돌팔매질을 멈출 때, 우리 안의 양심이 빛이 사회 안에 퍼져나갈 것이라고 믿는다.


에밀 놀데의 가면 작품 (구글에서 이미지 발췌)

가면을 벗고 민낯으로 서로 바라볼 수 있는 세상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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