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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 람 Apr 10. 2023

뉴욕, 마이애미(2)

전쟁과 평화


아침 오픈시간에 맞춰 Museum of the American Indian (아메리칸인디언박물관)을 찾아갔다.

걸어서 10분이 채 안 되는 거리였지만 화창한 날씨를 비웃 기나 하는 것처럼 강한 바람이 모자를 날려버릴 듯 매섭게 불어댄다. 뉴욕도 꽃샘추위가 대단하다.


그리스신전 같은 모던클래식 건축양식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옛 세관건물을 박물관으로 사용하였다고 하는데, 아주 제격이다. 고풍스러운 외관과 내부가 멋스럽다.

맨해튼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관과 함께 거부였던 Georgy Gustav Heye가 1874-1957년까지 북미, 남미, 중미를 여행하며 수집한 수백만 점의 수집품 중 일부를 볼 수 있다.

맨해튼 Manhattan, Manha-Hatta, 언덕이 많은 땅.

원주민땅을 24불에 일방적(?)으로 거래해서 샀다는 네덜란드, 그리고 영국으로 넘어갔다가 미국독립전쟁으로 미국땅이 된 곳.

오랜 외침과 식민역사를 겪은 한국인으로선 무거운 발걸음으로 볼 수밖에 없었다.


자기 욕망이 너무 커져버려 상대입장을 더 이상 보지 못하거나 거래계약의 대상으로만 이해할 때, 약자는 설자리가 점점 좁아진다.

역사는 승자중심이라고 하지만, 언제 이러한 승자중심의 세계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이 시대가 이룬 기적 같은 성취로 얻은 수많은 혜택이 과연 그 희생들을 덮을 만큼 가치로운 것일까?

참 쉬운 답이 아니다.


소시민에게는 모두가 버거운 주제이다.

그때그때 각자의 그릇대로 지나침을 경계하며 현실을 살뿐.



그래도 인디언들이 만들어낸 공예품들은 생각보다 정교하고 아름다웠다. 옷감에 전개된 기하학적 무늬들은 현대 추상화 못지않을 만큼 세련되었다. 길거리에서 봐왔던 값싼 관광상품과는 비교할 수 없는 높은 완성도와 깊이가 있어 인디언 공예에 대한 새로운 안목을 넓혀줬다.

눈호강의 즐거움이다.

이곳을 기념하고 싶어 머그잔을 샀다. 현대적 색감과 인디언문양의 조화가 세련됐다.

아메리칸인디언 박물관 뒷골목 전경


월드트레이드센터

2001년 9.11 현장을 기억하는 Ground Zero

미국 본토에서 당한 테러의 현장, 그리고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곳.

다시 찾은 이곳은

물소리만 들어도 슬프다.

전쟁 없는 평화…

얼마나 서로 상처를 줘야 멈출까?

숙제다.


다양한 방법으로 도심 곳곳에 기억하는 장소와 건물을 만들어 놓음으로써 일상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역사 속의 현재를 상기시켜 주는 열린 문화의 힘을 느낀다.

평화를 기원한다.


챌시마켓

평화…


이제 무거운 주제는 뒤로하고 큰딸이 안내한 두 번째 브런치레스토랑, Maman을 찾았다. 프로방스를 연상케 하는 나무가 많은 전원분위기, 클래식하고 여성스러운 서빙그릇, 캐주얼한 서빙분위기 요즘 핫한 뉴욕감성이란다.

Maman


큰딸덕에 뉴욕 맛집투어를 즐긴다.

가족모두와 함께 꼭 다시 가고 싶다는 Abc kitchen

이번에도 사람이 많다. 주변 테이블 모두 빈테이블에 앉아 수다가 한창이다. 메인디쉬 나오는데 족히 2-30분은 기다렸으리라. 웬만한 한국사람은 못 참는다.

지난번과는 달리 실내에 무성한 나무인테리어는 사라지고 좀 깔끔해진 듯.

Abc kitchen


보람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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