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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 람 Aug 16. 2018

도시에서 산다는 것

차마고도 그 이후

차마고도 여행을 다녀와서 많은 것이 바뀌었다.


출퇴근 올림픽대로 저편에 보이는 북한산이 더 이상 산이 아니다.

자꾸만 말을 걸어온다.

해 질 녘 한강변에서 보이는 노을도 더 이상 구름이 아니다. 춤추는 생명으로 느껴진다.

도시의 삶에서 숨 쉬는 자연의 숨결이 이렇게 가까이 있다는 것에서 커다란 안도감을 느낀다.

거대한 빌딩의 그림자와 거친 자동차의 매연 등 도시에 의해 삼켜져 버릴 것 같았던 위태로운 가로수들,

지난봄 내내 숨 막히게 괴롭혔던 미세먼지의 공격에서

이 도시 역시 대자연과 뿌리 깊게 연결되어있다는 자연스러운 믿음이 생겼다.


Mother nature,

내 생명의 시작, 어머니를 만나고 온듯한 느낌.

고아인 줄 알고 살아왔는데,  낳아준 엄마를 찾은 느낌이 이런 것일까?

사람만 보이고 사람만을 위해 사람이 만든 것으로만 채워진 게 도시인 줄 알았는데 말이다.

우리에게는 살모사처럼 자연을 갉아먹는 위협적인 모습과 자연과 하나로 연결된 존재임을 인식하고 지켜내려는 모습 모두가 공존한다는 것.

그리고 나는 어떤 선택을 하며 살아갈 것인가?


자명해졌다.


퇴근길 뭉개구름
얼마전 SNS를 달궜던 서울 무지개
아파트앞에서 고개를 들어보니
한강변에서 바라본 춤추는 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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