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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도운 Mar 11. 2021

프로이트의 문명 비판

양복 입은 원숭이

프로이트와 니체는 19세기 독일 철학자로서의 공통점 외에도, 자신들의 이론에서 일정량의 동질성을 유지했다. 프로이트는 인간이 가지는 에로스적 욕망이야말로 삶의 근원적인 것이며,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살아 있다고 느끼는" 순간을 선사한다고 봤다. 하지만 당시 유럽은 기독교적 문화로 인해 성을 억압하는 사회였다. 프로이트는 기독교적 문명, 다시 말해 서구 중심의 문명적 발전이 종국에는 인간을 되레 불행하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이는 니체가 "신이 죽었다"며 기독교적 윤리관을 파괴한 행보와 유사하지만, 니체의 그것에 비해 덜 알려져 있다. 프로이트가 문화적인 측면, 그리고 개인의 정신 차원에서 문명을 해로운 요소로 진단했다면 (프로이트는 정신과 의사였다), 니체는 철학적이고 윤리적인 차원에서 문명이 '그르다'고 판결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문명은 당시보다 성장해서,  이상 그에 반기를 드는 일이 어려운 반면 욕망의 억제도 심화되었다. 자신이 언젠가는 죽을 수 있다는 믿음보다 현대인들에겐 현대사회에 대한 믿음이 확고하기 때문이다.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와이셔츠를 입고 고층빌딩에서 아메리카노  잔을 마시며 스포츠카를 끄는 싱글 라이프를 상상한다. 그만큼 현대인들의 눈에 현대적이라는 속성은 성역화되었다. 그래서 현대인은 더욱  인간의 순수한 본능으로부터 멀어지고, 자기 자신을 억제하게끔 교육 받게 된다.  마광수 시인 또한 '섹스'야말로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지만, 원색적이라는 비난 하에  이름을 높이지 못하고 갔다. 왜냐하면 현대인들의 '상식'사전에는 교양, 안정적인 직장, 고연봉, 단란한 가정 등의 성역들이 행복의 요소라고 적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가진 '정장 차림의 신사'들이  밤에는 못된 짓거리를 하려고 몰려다닌다는 사실을 우린 모두 안다. 그들이 특별히 악해서가 아니라, 우리는 누구나 욕망의 노예이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이여, 문명의 굴레를 벗어던져라.

그대들의 목줄인 넥타이를 벗어던져라.

그대는 '정장 입은 원숭이'가 되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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