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
공군에서 피아노를 독학했다. 음계 바이엘 소나티네 체르니 그리고 모차르트까지, 시간이 나는대로 성당 의자에 앉아 치고 또 쳤다. 쇼팽을 연습할 즘 전역했다. 나를 지도해주던 피아니스트 친구, 박자가 생명이라 누누이 강조했지만 난 약속을 끝내 지키지 못한 채 방구석 유물로 2년의 소회를 방치한다. 발라드1번을 완성하고 싶지만, 사회에 나오니 연습하는 것보다 유투브 속 연주자의 노래를 듣는 게 더 편해졌다. 아니, 그보다 가만히 누워 아무것도 안하는 게 더 편해졌다. 무엇이 독이고 약인지 알 수 없는 와중에 자리한다. 안타깝게도 시간은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