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노래

by 시우


“우주로부터의 귀환”이라는 책 말이다. 다치바나 다카시가 1980년대 초 우주 비행사들의 이야기를 정리하여 출간한 책이다.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은데 그중 하나, 나를 뒤흔든 이야기가 있다.

우주에서는 상하 좌우 앞뒤의 개념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같은 공간을 6배나 넓게 쓸 수 있단다. 승용차 내부만 한 공간에 세명이 기거하면서도 6배나 넓은 공간감을 가지고 생활할 수 있는 비결이란다.


어쩜 시간도 우리 인식을 넘어서는 그런 지점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 생각이 미쳤다. 과거 미래의 시간이 함께 돌아가는 지점 또는 동시에 존재하는 그런 시간 말이다. 평행 우주라고 하던가? 내가 아직 머리로 이해도 못하고 상상조차 안 되어 미치게 궁금한 지점이다.


이 지구를 벗어나 본 우주인들의 개념은 여러 면에서 정말 다르다고 한다. 우주에서 귀환 후에 그들 생활의 다양함이 보여주듯이. 그중 한 우주인의 글은 인상적이었다.

“지구에서는 나를 제외한 밖의 것이 내 환경이었다. 그러나 우주에서는 나를 포함한 모든 것이 내 환경이었다. “

내 인식과 나와 공간의 경계에 대해 곰곰 생각해보게 했다.


비 오는 날 차 안에서 오래된 노래를 들었다. 내 감성이 아직 오월의 여린 순처럼 푸르렀을 때 들었던 노래. 나를 흔들었던 이 노래를 들을 때 나는 나를 둘러싼 주위의 시공간의 빛깔이나 향기와 느낌마저 좀 전과는 다르게 느꼈다. 분명히 같은 공간 같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내가 수십 년 전 어느 때로 돌아간 듯 아련한 감성 같은 것에 서서히 물들기 시작하는 것을 느낀다.

만약 내가 과거 어느 푸른 시간대를 골라 잠시 접속하는 연결 통로에 이른다면 이런 느낌이 들지 않을까?


이런 날은 좀 더 오래 운전을 해서 갔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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