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할머니

브라보 할머니 라이프!

by 시우

얼마 전 티브이 프로에서 전라도 어느 시골의 할머니 집과 삶이 소개되었다. 허리는 ㄱ자로 굽었고 억새로 지붕을 인 초가집에서 사는 팔순의 할머니다. 시집와서 평생을 살았다는 이 흙집에서 할머니는 지게질을 해서 농사를 짓고 땔 나무를 들인다. 지금도 여전히 옛 생활 그대로 불을 때서 음식을 하고 메주를 쑤고 누룩으로 막걸리를 빗으며 사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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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분이 특별한 이유는 휴대폰을 사용해서 아들과 영상 통화도 하고 컴퓨터 독수리 타법으로 워드를 익히고 피아노를 들여놓고 음계부터 배우고 연습한다. 20년이나 사용해서 고물이 된 소형차가 있어 읍내 나들이도 한다.

"남들이 나 사는 모습을 보면 꺽정스러울지 모르지만 난 이게 편혀요. 그리고 아무리 촌에 살아도 하고 싶은 것, 배우고 싶은 것은 허고 살아야 허지요. 내 인생은 이렇게 끝날 망정 내 아들은 넓은 대처로 나가서 자유롭게 훨훨 살라고 했소."

아들은 서울서 모시고 싶다고 해도 할머니는 이 곳이 더 좋다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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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살에 시집와서 22살에 과부가 되어 이제껏 여기서 사셨다는 분. 그러나 이분의 삶이 외로워 보이지 않고 훈훈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할머니의 싱싱한 호기심과 친구들 때문이었다.

할머니의 술독에는 막걸리가 맛있게 익어가고 기별을 아는 친구들은 내 집처럼 모인다. 배추전을 부쳐 먹으며 막걸리에 거나하니 흥이 돋아 느긋이 논다. 따끈한 구들에서 불콰해진 이분들은 네 집 내 집이 없다.

팔순 넘어서도 이렇게 막걸리를 나누며 허물없이 어울릴 친구 두엇이 있다면 괜찮은 삶이 아닌가. 게다가 아직도 호기심이 왕성해서 배우고 싶은 게 있고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야.


결국은 사람이다. 특히나 노년의 삶에서 자립성과 가까운 이들과의 유대감, 공동체 안에서의 상호 교류 같은 것은 삶을 풍성하고 행복하게 한다.

브라보! 이 멋진 시골 할머니의 노년에 경의와 더불어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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