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이 가면

초여름 맞이

by 시우


아카시아 향기가 가시더니 덩굴장미가 한창이었고 이마저도 이제는 지고 있다. 장미의 계절 오월이 가고 어느새 유월에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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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앞쪽 주차장에 차를 세웠더니 차 위로 아카시아꽃이 마치 꽃무늬처럼 여기저기 떨어져 있다. 예뻐서 그냥 두고 지냈더니 마치 압화처럼 그대로 말라붙어버렸다. 세차를 하기에는 요즘 너무 자주 비가 왔고 또 보기에 나쁘지 않아 게으름을 핑계 삼아 그대로 두고 다녔다. 엊그제는 아래쪽 옹벽 담 밑에 주차를 했더니 붉은 덩굴장미의 잎이 떨어져 있었다. 붉은 선홍색 꽃잎은 보기 좋았다. 달리면 죄다 떨어지려니 했는데 웬걸, 더러더러 그대로 남아 있다. 오월의 터널을 통과해온 차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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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비가 자작자작 온종일 온다. 이 비가 개고 나면 초여름이 성큼 다가설 것이다.

엊그제는 집안의 이부자리를 죄다 여름용으로 바꿨다. 내가 워낙 추위를 타서 나의 겨울은 오월이 와야 끝나기 때문에 차렵이불이 이제야 나온 것이다. 세탁기도 모자라 욕조에 넣고 밟아 빨고 헹구느라 진이 빠졌지만 계절 맞이를 한 것 같아 오히려 후련했다. 새것으로 바뀐 침구도 기분 좋고.

차렵이불은 이 비가 끝나면 얼마지 않아 들어갈 것 같다. 더 고슬고슬한 삼베 같은 여름용 침구가 나와야 할 것이다.


앞 산의 초록도 햇살과 비로 점점 익어간다. 점점 짙푸르고 깊어진다.

어제는 하루 종일 끊임없이 딱따구리 소리가 간간이 들렸는데 오늘은 어디서 비를 긋는지 모르겠다. 어제 부지런히 일하던 녀석의 나무줄기 속 둥지는 다 완성이 되었는지, 좋은 짝을 찾았는지 궁금하다.

오늘 꾸준히 내려준 비로 내 차에 내려앉았던 꽃잎도 말끔히 씻겨 나가겠다.

이제 머지않아 푸르고 붉은 여름 속으로 풍덩 들어가겠다. 올여름은 상당히 덥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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