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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XA 매거진 Jul 05. 2019

꿈을 다룬 꿈의 조합 이야기

We are the world와 Earth의 비교

 시뮬레이션 게임 좋아하시나요? 시뮬레이션 게임에는 여러 가지 장르가 있죠. 역사, 전쟁, 스포츠 등등 이런 장르의 게임은 자료의 출처가 현실에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플레이어는 가상 세계에서 현실을 기반으로 IF를 굴려보면서 여러 상황을 만들어 놀곤 하죠. 

 이런 장르의 게임을 하면서 꼭 해보는 일이 나만의 드림팀을 만들어보는 일인데요. 여포의 지력과 제갈량의 무력을 모두 활용한다던가, k-리그에서 뛰는 마라도나와 펠레처럼요. 이런 드림팀을 게임이 아닌 현실에서 구현한 두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1985년의 We are the world와 2019년 Earth인데요. 오늘은 이 둘을 비교해보고자 합니다.  


   

당시 참여 가수들의 모습

1. we are the world     


먼저 We are the world 입니다. 인터넷이나 어디서든 꼭 한번은 들어 보셨겠는데요.


1985년 발표된 이 곡은 당시 대기근으로 고통 받았던 에티오피아를 돕기 위해서 쓰였습니다.

1984년 영국-아일랜드 뮤지션들이 같은 목적으로 발표했던 <Do they know it's Christmas?> 에 자극을 받은 미국 뮤지션들이 모여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습니다. 당시 최고의 뮤지션들이 모였지요. 작곡을 맡은 마이클 잭슨, 라이오넬 리치를 필두로 스티비 원더, 밥 딜런, 신디 로퍼, 퀸시 존스 등  당시 북미에서 차트에 좀 들락날락 거렸다 싶은 음악가들이 참여했습니다.


이 곡은 발표되자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로 예약되어 있던 것이나 마찬가지죠. 차트 1위를 석권했을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1400만장이 팔리는 기염을 토합니다. 또한 이후 수많은 음악 공동 프로젝트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죠. 가사를 살펴볼까요?     



There comes a time when we heed a certain call

어떤 부름에 귀기울일 때가 왔습니다.

When the world must come together as one

세계가 하나로 뭉쳐야 할 때입니다.

There are people dying

어느 곳에서는 사람이 죽어가고 있어요.

Oh, and it's time to lend a hand to life

삶의 손길을 빌려주어야 할 때입니다.

The greatest gift of all

모든 것 중에서 가장 위대한 선물을 말이에요.

We can't go on pretending day by day

우리는 매일 매일 그냥 지나칠 수 만은 없습니다.

That someone, somehow will soon make a change

누군가는, 어디에선가 곧 변화를 일으키겠지라고 모른 체할것입니다.

We're all a part of God's great big family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위대한 대가족의 일부입니다.

And the truth - 

당신이 진실을 알고 있듯이,

you know love is all we need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사랑 뿐이랍니다.     

We are the world,

우리는 (하나의) 세계이며,

We are the children

우리는 (하느님의) 아이들 입니다.

We are the ones who make a brighter day

우리는 함께 밝은 미래를 만들어가야 할 사람들입니다.

so let's start giving 

그러니까 진심으로 베풀어요.

There's a choice we're making we're saving our own lives

지금이야말로 우리 삶을 구원할 기회입니다.

It's true we'll make a better day 

맞아요, 우린 함께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야 해요.

Just you and me

바로 당신과 내가 말이에요.

(후략)     


2절 매너의 민족답게 2절은 생략했습니다.


프로테스탄트의 나라인 미국답게 하느님의 자식들이라는 표현이 많이 등장하는 것이 눈에 띕니다. 위대한 하느님의 대 가족의 일부라는 표현이 나오지요. 우리 모두 하느님의 아이들이라나요. 또 어떤 부름에 대해 언급합니다. 이 부름은 절대적인 선 의지, 즉 하느님의 부름이 되겠지요. 노래 자체가 하나의 종교와 하나의 도덕 기반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지요. 물론 이 노래를 공동 작곡한 마이클 잭슨이 ‘여호와의 증인’이라는 한 기독교 종파에 속하니 놀라운 일은 아닙니다. 


가사의 절대 선이 요구하는 바를 요약하자면 ‘죽어가는 당신의 이웃을 외면하지 말라’가 되겠습니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라는 성경의 구절이 생각나죠? 누군가 하겠지, 나 하나쯤이야 하는 이기주의를 버리고 합심하고 단결하자는 이야기입니다. 가사의 이야기에서 중요한 단어를 몇 개 꼽자면 가족, 하느님, 사람, 함께 정도가 있겠네요. 그러니까 하나의 신이 요구하는 하나의 도덕은 모두가 하나 되어 살아가자 라는 것이 되겠습니다. ‘나’가 아니라 ‘우리’는 하나의 세계이자 가족이니까요.     


릴 디키 유튜브에 올라온 Earth의 썸네일


2. Earth(링크 : https://www.youtube.com/watch?v=pvuN_WvF1to)     


자, 다음은 Earth입니다. 2019년 지구의 날인 4월 22일에 릴 디키가 유튜브에 발표한 노래입니다. 지구의 날에 맞춰 발표한 노래답게 이 노래는 모두 화합하여 지구와 환경을 보호하자는 메시지를 담아 쓰였습니다. 또한 미국의 유명 음악가들과 유명 코미디언(케빈 하트) 등이 모여서 만든 곡입니다. 위 아더 월드의 영향을 받은 또 다른 대규모 프로젝트이죠. 참여한 사람들을 살펴볼까요. 릴 디키,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 에드 시런, 위즈 칼리파, 스눕 독, 시아, 케빈 하트, 할시, 잭 브라운, 애덤 리바인, 찰리 푸스, 마일리 사이러스, 케이티 페리,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이 참여했습니다. 아, 싸이도 한 소절 불러서 화제가 되기도 했죠.(우우. 우린 지구를 사랑해요.)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이 뮤직비디오 영상은 유튜브에서 현재(2019.07.02.) 약 1억 5천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곡도 한번 가사를 살펴보겠습니다.     


[Intro: Lil Dicky]

What up, world? It's your boy, just one of the guys down here. 

안녕, 나야 여기 지나가는 그냥 한 사람이야

Well, I could be more specific. Uh, I'm a human, and I just wanted to

음,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인간이지! 그리고 말이야

for the sake of all of us earthlings out there, just wanted to say:

우리 지구인들을 위해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뭐냐면...

[Chorus]

We love the Earth, it is our planet

우리는 지구를 사랑해, 이 곳은 우리의 별

We love the Earth, it is our home

우리는 지구를 사랑해, 이 곳은 우리의 고향

We love the Earth, it is our planet

우리는 지구를 사랑해, 이 곳은 우리의 별

We love the Earth, it is our home

우리는 지구를 사랑해, 이 곳은 우리의 고향

[Justin Bieber]

Hi, I'm a baboon

안녕, 나는 개코원숭이

I'm like a man, just less advanced and my anus is huge

난 사람이랑 비슷해 조금 덜 진화했지, 그리고 엉덩이가 엄청 크지

[Ariana Grande]

Hey, I'm a zebra

저기, 난 얼룩말이야

No one knows what I do, but I look pretty cool

내가 뭘 하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뭐 어때, 나 예쁘잖아?

Am I white or black?

난 흰색일까 검은색일까?

[Halsey]

I'm a lion cub, and I'm always getting licked (Meow!)

나는 아기 사자, 언제나 날 핥아줘 (야옹!)

[Zac Brown]

How's it going? I'm a cow (Moo!)

어떻게 지내? 나는 소야.

You drink milk from my tits (Moo)

내 젖에서 나온 우유를 너희가 먹고 있지.

[Brendon Urie]

I'm a fat, fucking pig

나는 뚱땡이, X돼지!

[Hailee Steinfeld]

I'm a common fungus

나는 그냥 버섯

[Wiz Khalifa]

I'm a disgruntled skunk, shoot you out my butthole

난 성깔 있는 스컹크, 똥구멍으로 널 쏴버리지.

[Snoop Dogg]

I'm a marijuana plant, I can get you fucked up

나는 대마초야, 널 맛 가게 할 수 있지.

[Kevin Hart]

And I'm Kanye West

그리고 나는 카니예 웨스트다!

(중략)

[Lil Yachty]

I'm HPV, don't let me in

난 유두종 바이러스야, 너 안에 날 들이지마

[Ed Sheeran]

I'm a koala and I sleep all the time

나는 코알라, 하루 종일 잠만 자

So what? It's cute

뭐 어때? 귀엽잖아

(중략)

[Lil Dicky]

Give each other names like Ahmed and Pedro

서로에게 이름을 지어줘, 아흐메드나 페드로같은

And, yeah, we like to wear clothes, girls still look beautiful

그리고 음, 우리는 옷도 입어, 여전히 여자들은 아름답고

And it covers up our human dick (Woo), eat a lot of tuna fish

그리고 거시기도 가려줘 (앗), 참치도 많이 먹지

But these days, it's like we don't know how to act

그런데 요즘엔, 우리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모르는 것 같아.

All these shootings, pollution, we under attack on ourselves

총성, 오염, 우리는 스스로를 공격하고 있잖아

Like, let's all just chill (Hey), respect what we built (Hey)

그냥 우리 진정하면 안될까? 우리가 이뤄낸 근사한 것들을 봐봐

Like look at the internet! It's cracking as hell

인터넷 같은 거! 인터넷 존x 쩔잖아

Fellas, don't you love the cum when you have sex? (Ayy)

친구들, 섹스 하고 나면 기분 좋잖아? (으음)

And I heard women orgasms are better than a dick (Uh)

들었는데 여자들 오르가즘이 남자보다 훨씬 낫다며. 

So what we got this land for? What we gotta stand for?

이 땅에서 우리가 가진 게 뭐야? 우린 무엇을 위해 존재해?

Love, and we love the Earth (The Earth)

사랑이지, 그리고 우린 지구를 사랑해

 (후략)     


많은 부분을 생략했는데도 상당히 내용이 기네요. 그 만큼 많은 사람이 참여했다는 말이겠지요. 보시면 아시겠지만 참여한 사람들이 각자 하나의 생물을 맡아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지구에 대한 이야기를 동식물들이 노래로 부르는 이 구성은 인간뿐만 아니라 다른 동식물들도 지구의 주민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인간과 동식물을 동등하게 존중받아야 하는 한 구성원으로 인정하는 것이지요. 물론 중간중간 이상한 것이 섞여있기도 합니다. (producer : What animal do you want to be? snoop dogg : I'M WEED. kevin heart : I'M KANYE WEST!) 위 아더 월드에서 인간들에 한정한 지구촌과 비교되는 부분이죠.


또 내용을 살펴보면 중간중간 코메디 요소들이 참 많습니다. 뮤비도 전체적으로 해학적으로 구성이 되어 있고요. 지구를 구하자 라는 장엄한 메시지를 가벼운 방법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여러 비속어를 사용한 것이나, 섹스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도 하나의 개그 코드로 사용하면서 릴 디키의 평소 스타일이 드러나고 있죠. 이러한 가사들 속에서 중요한 단어 몇 개를 꼽자면 지구, 환경, 사랑 정도가 있겠습니다. 우리는 사랑의, 사랑을 위한, 사랑에 의한 존재이고 이는 지구를 사랑하는 것으로 이어진다는 말이지요.  


3. 둘의 비교     


앞서 살펴본 두 프로젝트의 대표적인 공통점과 차이점을 하나씩 비교해 보는 것으로 글을 마무리 짓고자 합니다. 두 프로젝트의 공통점은 먼저 유명 인물들이 한 목적에 공감하여 뭉쳤다는 점인데요. 이렇게 여러 사람이 하나에 공감을 할 수 있었다는 부분이 각 프로젝트가 만들어진 시기에 가장 큰 어젠다를 짐작하게 합니다. We are the world에서는 자국 중심주의를 벗어난 범지구주의가 엿보이고, Earth에서는 인본주의에서 나아간 포스트 인본주의가 엿보인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20세기에서 21세기로 넘어오는 기간 동안 우리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각 시기의 중요한 어젠다가 발전과 확장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것은 우리가 나아가고 있는 방향이 긍정적이라고 받아들여도 되리라는 희망을 가지게 합니다.


차이점으로 가장 큰 것은 표현방식의 차이가 있겠습니다. 1980년대 발표된 We are the world는 당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매체인 TV로 전달되었습니다. 메시지와 실천 방식도 매체의 특성처럼 약간 일방적이고 엄숙한 면도 있었죠. 나쁘게 말하자면 일방통행이지만 좋게 말하자면 명확하였습니다. 2019년의 Earth는 조금 다릅니다. 참여와 소통의 공간인 인터넷을 통해 전달되었습니다. 메시지와 실천 방식도 즉각적이고 활발한 소통이 이루어지는 인터넷의 특성을 반영한 것인지 가볍고 쌍방향적이며 유쾌합니다. 이를 나쁘게 말하긴 쉽지 않지만, 나쁘게 말하자면 무게 없고 명확하게 지시하는 것이 없습니다. 좋게 말하자면 접하기 쉽고, 접한 개개인이 생각해볼 거리를 던져주었으며, 프로젝트를 접한 개인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 여지를 주었습니다.     



지금까지 꿈을 다룬 꿈의 조합 프로젝트 두 건을 살펴보았습니다. 실제로 이루어진 별들의 드림팀처럼 이 노래들이 담고 있는 꿈이 실제로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우리가 앞으로 올 시대에는 또 어떤 꿈을 품게 될지 기대가 되고 궁금증이 생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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