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에 관광으로 철학하기
관광객은 방문한 곳을 산책자처럼 들뜬 마음으로 돌아다닌다. 그리고 세계의 모습을 우연적 시선으로 파악한다……때로는 방문한 곳의 주민이 보이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을 발견하기도 한다. (p. 38)
성숙한 시민이 성숙한 국가를 만들고 성숙한 국가가 성숙한 국제 질서를 만든다는 역사관을 채용하는 한 국제 사회는 미성숙한 존재를 배제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배제당한 미성숙은 테러라는 유령처럼 계속해서 회귀하는 것이다. (p. 82)
관광객은 대중이다. 노동자이자 소비자다. 관광객은 사적인 존재고 공적인 역할을 맡고 있지 않다. 관광객은 익명적 존재며 방문한 곳의 주민과 토론하지 않는다. 방문한 곳의 역사에도 정치에도 관여하지 않는다. 관광객은 단지 돈을 쓸 뿐이다. 그리고 국경을 무시하며 지구상을 넘나든다. 친구도 적도 만들지 않는다. (pp. 117~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