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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영 Feb 10. 2022

디자인과 심리학 : 6. 넛지 효과

사람들에게 선택을 강요하는 대신, 유도한다

넛지 효과(Nudge Effect) : 사람들에게 선택을 강요하는 대신, 유도한다


행동을 강요받는 건 언제나 불편하다. 갑자기 어렸을 적 기억이 떠오른다. 공부하려고 자리에 앉았는데, 때마침 어머니가 방에 들어오셔서 "이제 공부 좀 해!"라고 말씀하셨던 적이 있었다. 그 말을 듣고 갑자기 공부가 하기 싫어졌던 기억이 있다. 분명 좋은 의도로 그렇게 말씀하셨을 테지만, 어머니가 원하시는 결과로 이어지진 않았다. 과연 더 좋은 방법은 없었을까?


넛지(Nudge)의 본 뜻은 ‘옆구리를 살짝 찌른다’이다. 강요 대신 자연스러운 상황을 만들어 어떤 행동을 유도하는 것이다. 만약 그때 어머니께서 조용히 과일을 가져다주시면서 “고생 많네 우리 아들”이라고 말씀하셨더라면, 아마 나는 더 열심히 공부를 했을 것이다. 넛지 효과는 생각보다 더 광범위하게 우리 실생활에 적용시킬 수 있다.


그렇다면 온라인에선 어떨까?


‘이미 93%의 고객님들이 이 제품을 구매했어요’ 같은 문구(UX Writing)를 본 적이 있는가? 실제로 해당 제품이 얼마나 좋은지 구구절절 설명하는 것보다, 이러한 문구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더 높은 구매율을 보인다는 실험 결과가 있다. 구매를 강요하는 대신 자연스럽게 유도한 것이다(물론 이는 사회적 증명(Social Proof) 효과와 더 관련이 있는 예시일 수도 있다.) 다른 예시를 또 들어보자.


회원 가입을 할 때, 다양한 동의 절차를 거쳐본 경험은 다들 있을 것이다. 개인 정보 유출에 민감한 요즘 시기엔 조금 덜 할지 모르지만, 대부분 크게 ‘모두 동의합니다’라고 쓰여 있는 버튼을 눌러 그 절차를 넘겨버리곤 한다. 분명 아래에는 ‘선택’ 항목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우리는 그렇게 나도 모르게 다양한 권한들을 넘겨주고 있다.


난 이 부분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넛지 효과의 의의는 ‘그렇게 유도한 선택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또한 사회적 발전에 이바지하여야 한다’이다. 교묘하게 눈속임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니다.


넛지 효과에 대해 더욱 깊게 공부해보고 싶다면, 책 <넛지: 똑똑한 선택을 이끄는 힘 - 리처드 세일러, 캐스 선스타인>을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다. 본인도 완독을 하진 못 했지만, 책의 2/3 지점까지는 다양한 사례를 들어가며 꽤 쉽게 이 효과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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