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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영 Feb 15. 2022

디자인과 심리학 : 8. 피츠의 법칙

사격장의 표적들을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는가

피츠의 법칙(Fitts' Law) : 목표물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목표물의 크기와 목표물까지의 거리에 영향을 받는다 


사격장에 가본 적이 있는가? 대부분 12~15개의 표적들이 주어지고, 표적의 크기는 모두 제각각이다. ‘당연히’ 표적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을수록, 조준하고 사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늘어난다. 또한 표적까지의 거리가 상대적으로 멀수록, 같은 크기의 표적을 조준하고 사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늘어난다. 사격과 비슷한 실험을 하나 해보자.


지금 달력에 13일이라는 날짜를 정확히 손가락으로 가리켜보자. 달력과의 거리는 50cm 정도면 되겠다. 최대한 빠르고 정확하게 선택하는 것이 포인트다. 그렇게 5번 정도 반복해보자.


13일이라는 글씨가 크게 써져있었다면, 난이도는 훨씬 쉬웠을 것이다. 쉽지 않다고 느꼈던 분들도, 횟수를 반복할수록 정확도가 점차적으로 높아졌을 것이다. 아마 여러분도 모르게 손의 속도를 줄이기 시작했을 텐데, ‘조금만 천천히 움직여볼까?’라고 생각한 뒤 속도를 줄인 게 아니라, 달력에 손가락이 가까워질수록 자연스레 줄어들었을 것이다. 사람은 그렇게 경험과 반복을 통해 최적의 방법을 습득한다. 그리고 그 최적화 과정에선 반드시 에너지 소비가 일어난다는 것을 기억하며, 아래 글을 마저 읽어 내려가 보자.


그렇다면 온라인에선 어떨까?


온라인에서 이 법칙은 꽤 자주 무시되곤 한다. 너무 작거나 엉뚱한 위치에 있는 버튼이 대표적인 예다. 그런 버튼을 정확하게 ‘조준하고 사격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늘어나기 마련이다. (피츠의 법칙에 대한 실제 예시들을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으신 분들은 디자인 에이전시 pxd의 블로그 글 중 피츠를 알려주는 퀴즈를 읽어보시는 걸 추천드린다)


출처 : Apple


어떻게 디자인되었든, 사용자는 반드시 최적의 속도와 방식을 습득할 것이다. 하지만 아까 말했듯 그 과정에선 반드시 에너지를 소비한다. 그 말은 즉, 사용자가 목표에 도달하기까지 소모하는 에너지의 총량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서비스에 대한 부정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셈이다.


‘내가 이런 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던 적이 있나?’


쉽게 인지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축적된 부정적인 사용자 경험은, 해당 제품과 서비스를 ‘덜’ 관용적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결국 가벼운 오류 하나만으로도 사용자가 떠나버릴 확률이 높아진다. 


우리는 사용성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편리한 세상 속에 살고 있다. 그렇기에 디자이너라면 이런 기본적인 것을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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