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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영 Feb 19. 2022

디자인과 심리학 : 9. 주의 편향

사람들은 더 자주 들어 익숙한 정보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주의 편향(Attentional bias) : 더 자주 들어 익숙한 정보가 더 중요한 정보라고 인식하는 현상


요즘 우린 언제 어디서나 코로나19에 대한 소식을 듣는다. 마스크를 쓰고, QR체크를 하는 것이 이젠 너무나도 익숙한 일이 되어버렸다. 최근에 이보다 더 자주 언급되는 주제가 있을까.


하지만 상대적으로 코로나19의 이면은 인식하기 어렵다. 각종 규제로 인해 폐업을 하는 자영업자들이 급증했다는 사실, 밖에 잘 나가지 못해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이 급증했다는 사실, 그 외에도 정말 많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그래도 이렇게 심각한데, 당연히 규제해야 하지 않을까요? 건강보다 중요한 게 어디 있겠어요."


기준이 무엇일까? 우울증 환자가 겪는 정신적 문제와 폐업한 자영업자가 겪는 경제적 문제, 그리고 코로나19 환자가 겪는 건강상의 문제, 과연 어느 문제가 얼마나 더 심각한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을까?


아마 대부분은 건강상의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지 않을까. 그건 모두가 공통적으로 공감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각종 규제가 아직도 시행되고 있는 걸 보면, 그쪽의 손을 들어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게 느껴진다.


이런 것이 바로 주의 편향이다. 사람들은 더 자주 들어 익숙한 정보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자동차 사고가 일어나는 비율이 비행기 사고가 일어나는 비율보다 월등하게 높지만, 사람들은 비행기 사고를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우리가 매체를 통해 주로 접하는 소식은 비행기 사고이기 때문이다.


과연 온라인에선 어떨까?


유튜브 알고리즘은 내가 관심 가질 만한 영상들을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추천해준다. 덕분에 검색을 할 일이 별로 없다. 내가 자주 보는 영상들을 분석해 또 다른 관련 영상들을 '알아서' 띄워주니까 말이다.


그러다 보면 나는 상대적으로 내 관심사와 관련된 정보와 의견들을 더 많이 접하게 된다. 댓글을 보면 나와 비슷한 의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물론 논쟁을 펼치는 사람들도 더러 있지만, 적어도 '아, 사람들도 이 주제에 관심이 많구나'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는 대개 그렇지 않다. 모두가 관심 가지고 동의하는 것만 같았던 주제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단지 내 편협한 생각일 뿐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구조로 되어있다 보니, 요즘은 반대되는 의견을 쉽게 접할 수 없다. 나와는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목소리를 쉽게 들을 수 없다. 즉, 주의 편향적 사고와 틀에 박힌 사고에 얽매일 가능성이 커졌다.


그렇다면 서비스를 이렇게 디자인한 구글을 비판해야 할까? 엄연히 영리 기업으로서, 자신들이 만든 제품과 서비스를 더욱더 오래 사용하게 하기 위해,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이런 윤리적 문제를 충분히 인지하고 개선하려는 모습을 책임지고 보여주어야 하지 않을까. (IT기업의 윤리적 문제에 더 관심이 있으시다면, <소셜 딜레마>라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를 추천드립니다. 어떻게 SNS가 우리 삶을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꾸어놓았는지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과연 디자인을 하는 사람으로서 어떤 방향을 추구해야 할까? 사람들이 내 제품과 서비스를 잘 사용할 수 있게 디자인함과 동시에, 이런 윤리적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지 판단할 수 있는 선견지명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만 쓰면 모든 편향적 사고들이 그저 부정적인 것이라고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사람의 자연스러운 본성이다. 매 번 보는 것을 매 순간 새롭게 받아들인다면, 우리의 하루는 너무나도 비효율적인 모습으로 변할 것이다. 하지만 조금 더 현명한 선택을 하기 위해, 나는 어떠한 편향적 사고들을 하고있는지 되돌아보는 게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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