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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영 Feb 04. 2022

디자인과 심리학 : 2. 점화 효과

이전의 자극이 사용자의 다음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점화 효과 (Priming Effect) : 이전의 자극이 사용자의 다음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사람의 의사 결정은 대부분 무의식 중에 일어나지만 우리는 그러한 사실을 거의 눈치채지 못한다. 우리는 스스로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고 끝에 그러한 결정을 한 것이라 믿는다. 아래 예시를 보자.


어느 날 A는 부모님께서 큰 사고를 당하시는 꿈을 꾸었다. 그 직후 A는 평소보다 부모님과의 갈등을 더 원만하게 해결하는 모습을 보였다. A는 평소보다 강해진 인내심을 쉽게 눈치채지 못 했다.


이 예시는 분명히 점화 효과와 관련이 있지만, ‘부모님’이라는 공통 주제로 엮여 있기에 우리는 비교적 쉽게 인과 관계를 예측하고 인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건 어떨까?


매장에서 들리는 음악의 장르에 따라, 사람들은 똑같은 와인의 맛을 각자 다른 방식으로 표현했다.


와인의 맛과 음악의 장르는 전혀 관련이 없지만, 이전의 자극(음악)이 다음 결정(맛 평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심지어 사람들은 본인이 음악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쉽게 인지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온라인에선 어떨까?


점화 효과는 우리가 만드는 서비스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고, 또한 우리가 직접 ‘설계할’ 수도 있다. 간단한 예로, ‘좋아요 표시’는 단순히 사용자 간 상호작용을 위해서만 존재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은 사용자가 다음 포스팅을 작성할 수 있는 동기를 만들어주기 위함이기도 하다. 또한 사용자가 더 많은 좋아요를 받은 포스팅과 비슷한 주제를 앞으로도 계속해서 포스팅할 확률도 높아진다.


인스타그램에서 인플루언서를 계속해서 노출시켜주는 이유도 비슷한 맥락이다. 우리는 그들을 보며 어느 순간부터 ‘나도 열심히 활동하면 저렇게 될 수 있을까’ 란 기대감을 갖게 된다. 더 높은 기대감을 가지게 된 사용자일수록 해당 서비스에서 더 활발하게 활동할 확률이 높다. 아까도 말했듯, 사용자들은 본인이 인플루언서들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쉽게 인지하지 못한다.


부정적인 점화 효과를 최대한 줄이고, 긍정적인 점화 효과를 일으키기 위한 장치들을 설계 하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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