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연호
S#.1 어른들이 재잘대고
모래사장에 뒹구는 장면
(NA) 우유를 마시던 아이와 우유를 던지던 아이는
그네에 앉아 나란히 흔들거렸고
개미들은 줄지어 굉장히 똑똑한 패턴을 그렸다
그들은 우주에 갇혀있었다
운동화를 거꾸로 들면 들려오는 소리
과거를 들여다보면 절름발이가 되는구나
모래가 쏟아져 삼각형과 역삼각형의 맞닿은 꼭짓점을 관통했고
커다랗게만 보이던 모든 것들이 점점 작아지기 시작했다
S#.2 아이들이 대화하다
바닥에 귀를 대는 장면
E. 필름을 되감는 소리
E. 조용한 집에 에어컨이 돌아가는 소리
E. 개미들의 발자국 소리
E. 자살한 친구의 활기찬 말소리
(NA) 결국은 소파에 앉은 아빠가 눈물을 흘리며
후루룩 미역국을 삼키시는 소리마저 들려왔고
그네는 진자운동을 멈추었다
나는 우주에 갇혀있다
빛,
그리고
외이도에 맺힌 잔상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