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어머니의 관계(2)

그렇게 남편, 아빠가 되어간다 (3)

by 도윤파파

남편은 고래등 싸움에 등터진 새우가 되면 안된다


인간이라는 단어는 사람인(人)과 사이간(間) 2개의 한자로 구성된다. 그만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격을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리라 생각된다. 결혼을 하면 나와 아내 2명만 있던 우리의 유니버스에 시아버지, 시어머니, 장인어른, 장모님, 등 많은 사람들이 등장하게 된다. 등장인물이 많아지면 이야기가 풍부해지고 재밌어지기도 하지만, 그만큼 더 복잡해진 인간관계 속에서 많은 오해와 갈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나 또한 새로운 유형의 갈등을 직면했었다. 코로나 시기에 결혼을 진행했던터라 참석인원에 제한이 있었고, 제한된 참석인원을 두고 부모님과 눈에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벌였다. 아내는 시아버지를 포함한 나의 가족들이 뿜는 경상도 특유의 과감한 단어 선택과 강한 어투에 적잖이 충격을 받기도 했다. 명절문화를 처음 접하고 받은 충격은 아마도 작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와 아내 사이의 문제라면 당사자 둘이서 해결하면 되지만, 결혼이 전제된 관계에서 발생하는 가족의 문제는 다른 가족구성원까지 포함되는 더 큰 범위의 문제가 되기 마련이고, 단순 부모님과 나 사이의 갈등이라 생각했던 문제로 인해 아내가 영향을 받기도 한다.


갈등이라는 태풍의 중심에 위치한 남편은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다. 갈등을 유발하는 사람은 원래 이렇다, 이렇게 살아왔는데 어떻게 바꾸냐 등의 이유와 핑계를 내세워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은 그냥 이 상황이 당황스러울 것이다. 처음 이런 상황을 겪게되면 가운데 끼여있는 남편은 머리가 하얘지고 고래등 싸움에 나의 등이 터지지 않을까 걱정을 하게 된다. 태풍의 중심인 '태풍의 눈'은 아무일 없듯 고요하듯이, 갈등의 눈에 위치한 남편의 머리속도 아무일 없다는 듯 멍해진다.


그러나 남편의 등이 터지면 안된다. 나는 모르겠다는 식의 반응으로 방관하거나, 어느 한쪽의 편만 드는 등의 한쪽으로 치우진 반응은 고래 싸움을 더 큰 싸움으로 만들뿐이다. 이러한 갈등은 정답을 찾기위한 것도 아니며 누가 이기고 지는지 결판을 내기 위한것도 아니다.


특히 나와 평생을 함께한 부모님과 나와 평생을 함께할 아내 사이의 갈등은 더더욱 깊은 고뇌의 늪으로 날 끌어들인다. 물론 가장 좋은 해결책은 조금 더 설득하기 쉬운쪽이 누군지 빠르게 판단하여 그 쪽을 달래는것이다. 당사자의 의견과 고집을 꺾는것이 아니라 들어주고 이해부터 해준다음 사정을 설명하고 대안을 제시하여야한다. 물론 말처럼 쉽지는 않지만 고래싸움을 새우가 해결하지 않으면 등이 진짜 터져버릴수도 있다. 그래서 새우에게 버틸수 있도록 단단한 껍질을 만들어 준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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