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미닉 Sep 13. 2017

접속 - 연애잘하는법

영화 접속(1997)




1997년에 개봉한 영화 접속.


전도연의 20년 전 데뷔작, 컴퓨터 통신이라는 서비스로 온라인 채팅을 처음 하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영화속에 등장하는 컴퓨터통신화면
영화속에 등장하는 채팅창


헤어진 여자 친구를 잊지 못해 6년 동안 솔로생활을 하고 있는 라디오 방송국 피디 한석규와 친구의 남자를 사랑하는 홈쇼핑 상담원 전도연이 컴퓨터 통신에서 우연히 만납니다. 


연극에서 여인2였던 이유로 전도연은 여인2이라는 닉네임으로, 한석규는 현실엔 존재하지 않는 말 같다며 해피앤드라는 닉네임을 사용합니다. 오로지 닉네임만으로 소통하는 컴퓨터 통신에선 서로를 부르는 이름에 대한 사연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온라인 채팅에서 두 사람은 한 입으로 말합니다.


만나야 될 사람은 반드시 만난다


영화 접속 종로 피카디리 극장 앞에서 전도연과 한석규


서로의 상처를 따뜻하게 감싸주던 두 사람은 연인처럼 가까워져 있었고, 둘 만의 연애가 시작되는 지점에서 영화가 끝납니다.


20년이 지나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컴퓨터 채팅은 카톡 등의 메신저로 손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기술이 발달했지만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없습니다.   


기술은 인간의 욕망 때문에 끊임없이 발달하지만, 인간은 세대가 바뀐다고 저절로 성숙하진 않습니다. 당연하게도 연애의 능력이 더 좋아지는 것도 아닙니다. 인공지능 컴퓨터조차도 방대한 자료의 분석을 통해 실수를 줄여갑니다. 더 좋은 연애를 하기 위해서도 연애 잘하는 법을 알아야 합니다. 영화 접속에 나타난 연애 이야기를 중심으로 연애 잘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1. 남자가 여자에게 관심있을 때

영화 접속 중 한장면

영화 속에는 세 남자가 등장합니다. 헤어진 여자 친구를 잊기 못하는 한석규, 그의 직장선배 그리고 전도연이 짝사랑하고 있는 김태우입니다. 따지고 보면 셋다 지지리 궁상입니다.


헤어진 여자 친구를 잊지 못해 6년 동안 홀로 지내고 있는 한석규는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는 여자를 매몰차게 거절하고, 외롭다는 이유로 그 여자를 욕망하기도 합니다. 이런 타입은 정말 알쏭달쏭한 유형입니다. 헤어진 사람을 잊지도 못하고, 자신에게 관심 있는 사람과도 잘 지내지 못합니다. 이런 타입이 여자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는 건 특별한 계기를 통해서입니다.


그에게 특별한 계기는 컴퓨터 통신이었습니다. 여인2라는 닉네임의 전도연과 컴퓨터 통신을 하며 그녀에게 스며들었죠. 아무래도 사연이 많은 남자는 마음 한 구석에서 자유로운 연애를 꿈꾸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인터넷의 익명성과 자유로움이 그를 편안하게 했던 거죠.

영화 접속 중 채팅화면


한석규의 직장선배는 전형적인 인물입니다.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으면 차지하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가장 상식적이지만 볼품없는 남자입니다. 본인이 만든 삼각관계를 스스로 해결할 배짱도 없었으니까요. 이런 남자의 특징이라면 일방적인 대화를 한다는 것입니다. 본인은 소통과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주변 사람들은 모두 일방적인 그의 말에 지칠 대로 지쳐버리죠. 이런 타입의 남자는 감정을 잘 다스리지 못합니다.


영화 접속 한석규의 직장선배


마지막으로 전도연의 친구가 사귀고 있는 김태우는 개성이 강하고 한편으론 희극적인 인물입니다. 철없는 남자의 표상으로 절대 연애해서는 안 될 유형의 남자입니다. 여자에게 기생해서 자신이 필요한 것을 취하고, 이 여자 저 여자 간을 보다 결국 자기 멋대로 해도 상관없다고 여기는 자유방임형 칠푼이라고 할 수 있죠. 영화 접속에선 전도연이 이런 칠푼이를 좋아하게 만들어 보는 이의 억장을 무너지게 만들었죠.


영화 접속의 김태우



2. 여자가 남자에게 관심있을 때

영화 접속 중 한장면

영화 속에선 두 여자가 등장합니다. 친구의 남자를 좋아하는 전도연, 그리고 한석규를 좋아하는 추상미입니다. 전도연은 그녀의 룸메이트이자 친구의 남자를 짝사랑합니다. 친구보다 그를 먼저 만났지만 좋아한다는 말을 할 용기가 없었던 여자입니다. 그저 관심만 있었죠. 그녀의 여자 친구가 그 남자와 헤어졌다는 소식을 듣고도 용기를 낼 수 없었습니다. 만약에 고백을 했다가 잘못되면 얼굴도 볼 수 없을 거라고 말하는 소심한 여자입니다. 이런 타입의 여자는 남자에게 관심을 보일 때도 조심스럽습니다. 영화에서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의 구두를 몰래 신어보기도 한답니다.


영화 접속의 추상미

추상미는 도시적이고 적극적인 타입입니다. 보통 이런 타입은 주관이 뚜렷하고 거침이 없습니다. 추상미는 자신이 좋아하는 한석규에게 먼저 다가가 키스합니다. 그때 수동적인 한석규에게 모멸감을 느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가 버리죠. 이런 타입은 한 번 관심을 보이면 적극적이고 불같이 연애합니다. 솔직하고 당당한 여자는 필연적으로 연애를 많이 하게 됩니다. 그만큼 상처도 많이 받게 되지만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사람을 선택하게 되는 장점도 있습니다.



3. 남자가 여자에서 호감있을 때 행동

영화 접속 중 한장면

영화 접속에서 한석규와 전도연이 서로를 알아보지 못한 상태로 만나는 장면이 세 번 등장합니다. 그중 지하철 장면에서 인상적인 남자가 나옵니다. 그는 말 더듬는 버릇을 고치고 싶다며 지하철에 탄 사람들에게 친구도 더 잘 사귀고 싶고, 말 더듬는 버릇도 고쳐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멋지게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공공의 장소에서 용기 있게 자신의 말을 하는 것만으로도 변화의 계기가 됩니다. 남자가 여자에게 호감이 생기면 용기가 생깁니다. 연애하고 싶다는 마음에 없던 용기도 생기는 거죠. 그 작은 용기가 사랑을 시작하게 하는 결정적인 힘이 됩니다. 


왜 그럴까요? 아마도 그것이 성숙해가는 과정 아닐까요.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게 되면 지금과는 다른 내가 돼버리니까요. 우리는 그런 과정에서 상처받기도 하고 다시 일어섭니다. 


영화 접속의 한장면

한석규는 직장을 그만두고 전도연과 컴퓨터 통신으로 전보다 더 가까워집니다. 전도연에게 그 남자를 진짜 좋아한다면 더 이상 친구로 만나지 말라는 충고도 합니다. 그 남자가 어디에 있던 당장 달려가 좋아한다고 고백하라고 말하자 그녀는 당장 그가 있는 포항으로 내려갑니다.  


남자와 여자가 가까워지는 건 그것이 컴퓨터 채팅일지라도 진심을 담은 대화에서부터 시작합니다. 한석규의 말처럼 전도연은 고백을 했고, 그 덕에 그 남자와 영원히 볼 수 없게 됐죠. 좋아하던 그 남자와는 평생 볼 수 없게 됐지만, 서로의 연애를 코치하던 두 사람에게는 서로를 만날 계기가 됩니다.



4. 여자가 남자에게 호감있을 때 행동


영화의 마지막에서야 전도연과 한석규가 만나게 됩니다. 우연한 인연에서 서로에게 관심을 갖게 됐고, 그것이 만남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이 사람들의 마음을 애타게 만듭니다. 마지막 장면에서도 두 사람의 만남이 이뤄지게 된 건 순전히 전도연이 보인 행동 때문이었습니다. 그녀는 무심한 남자 한석규를 하염없이 기다립니다. 거리의 파라솔과 의자를 걷어낼 때까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끝까지 기다렸습니다.  


그 모습을 마냥 지켜보는 한석규가 밉살스럽게 보인 건 저만이 아니었겠죠. 정말 못난 남자입니다. 기다림의 끝에 전도연은 한석규에게 공중전화로 음성메시지를 남깁니다. 그녀가 이제 떠나려 할 때, 그가 그녀를 향해 달려갑니다. 여자가 남자에게 호감 있을 때는 그 마음을 끝까지 확인하고 싶어 합니다. 


영화 접속의 한 장면


우연한 만남이 영원한 커플이 되게 하는 마법이 세상을 지배합니다. 인공지능 슈퍼컴퓨터도 예상할 수 없습니다. 나와 짝이 될 그 사람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다만 그 날을 위해 준비를 할 수 있습니다.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연애를 잘하기 위한 모범답안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용기를 담은 진심 어린 행동은 연애를 잘하게 하는 불변의 묘약입니다.



※ 이 매거진의 모든 글을 보려면 #영화처럼연애하기 를 검색하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원스 - 재회하는 방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