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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미닉 Sep 15. 2017

베이비 드라이버 - 운전 잘하는 남자의 비밀

영화 베이비 드라이버(2017)




베이비 드라이버는 기막힌 운전 실력을 자랑하는 운전사에 대한 영화입니다. 그 운전사의 이름은 베이비 baby, 아기를 부를 때의 그 베이비가 맞습니다. 그는 청력에 이상이 있어서 항상 이어폰을 꼽고 다닙니다. 실제로 이명 증상 등으로 괴로움을 느낄 때는 백색소음이나 음악이 증상을 완화시켜주기도 합니다. 


베이비 드라이버의 앤설 에거트


음악 없이는 시동조차 걸지 않는 베이비의 운전 솜씨는 엑스맨에 등장하는 돌연변이의 능력에 버금갑니다. 음악과 하나 되는 화면 전환은 시선을 강탈할 지경입니다. 안타깝게도 베이비의 그 뛰어난 운전실력은 범죄에 이용됩니다. 베이비 드라이버는 어쩔 수 없이 범죄를 돕지만 무고한 사람이 다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었습니다. 모순입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이 일을 할 뿐이고, 너희들은 악당이라서 이 일을 하는 것이다. 악당에게 넌 정말 더러운 악당이라는 느낌을 준다면 눈치챈 악당은 당연하게도 불쾌해지겠죠. 그 지점에서 갈등이 시작되고, 조직이 붕괴되는 과정이 영화의 주된 얼개입니다. 


베이비 드라이버의 앤설 에거트


베이비가 운전하는 자동차를 타고 달리는 불나방 같은 인간들. 한탕을 위해 불구덩이라도 들어갈 것 같은 기세의 범죄자들과 그들과 손잡고 범죄를 저지르는 베이비의 아이러니가 영화를 한층 쫄깃하게 만듭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음악을 들으며 달리고 싶어 했던 베이비는 불완전한 청춘을, 베이비의 차에 올라탄 범죄자들은 속물이 돼버린 어른들을 상징합니다.


베이비 드라이버의 앤설 에거트

   



영화 속 베이비처럼 자동차에 집착하고, 뛰어난 운전 솜씨를 자랑하는 남자들은 어떤 사람일까요?   


실제 포뮬러1을 포함한 수많은 자동차 경주대회의 드라이버는 목숨을 걸고 운전대를 잡습니다. 그들은 상상을 초월한 속도에 몸을 맡겨 서킷을 달립니다. 이유 없는 반항으로 유명한 영화배우이자 카레이서이기도 했던 제임스 딘도 자동차사고로 사망했습니다. 


제임스딘과 포르쉐


이종격투기 선수보다도 자동차를 몰고 경기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사망률이 훨씬 높습니다. 



1. 운전 잘 하는 남자들의 특징


운전 잘 하는 남자들은 타고난 반항아 기질이 있습니다. 운전대를 잡는 순간 어디든 내가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다는 마음에 더 빨리 페달을 밟게 됩니다. 기존의 권위에 저항하려는 기질이 강하고 혼자만의 힘으로 삶을 살아가려는 의지가 뚜렷합니다. 베이비 드라이버의 베이비 역시 반항아적 기질이 다분합니다. 범죄를 모의할 때도 선글라스도 벗지 않고 듣는 둥 마는 둥 장난을 칩니다. 


집안의 반대를 물리치고 카레이서가 됐던 전설의 레이서 리키 라우다가 대표적인 사례일 겁니다. 오스트리아 금융 재벌가의 자식으로 태어나 부유하고 안락한 인생을 보장받았던 그가 카레이서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당연하게도 집안의 반대의 부딪혔고, 집안의 도움 없이도 세계 최고의 레이서가 되기까지의 파란만장했던 그의 레이서 인생은 숭고하기까지 합니다.


*리키 라우다는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에서의 사고로 전신 3도 화상과 골절, 유독가스로 인한 폐손상을 입었지만 다시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f1의 레전드이자 불사조란 별명으로 유명합니다. 



2. 자동차에 집착하는 남자들의 심리 


베이비 드라이브의 베이비는 어릴 적 사고로 부모님을 잃습니다. 교통사고에 트라우마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고하고 뛰어난 드라이버가 됩니다. 분석심리학에서는 자동차를 어머니에 대한 상징적인 물건으로 보기도 합니다. 엄마의 사랑을 받아야 할 나이에 엄마를 잃은 베이비에게 자동차는 엄마를 대신하는 공간이자 상징적인 존재이기도 합니다. 모순적이게도 그 끔찍한 기억에서 벗어나기 위한 유일한 탈출구가 자동차이기도 하죠. 여자 친구와 함께 음악을 들으며 멀리 떠나고 싶어 하는 심리에서 나타났듯이요.  


아버지가 교도소에 있을 당시 집이 없어 컨테이너를 개조한 공간에서 살아야 했던 앨비스 프레슬리 역시 현실의 베이비를 떠올리게 합니다.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앨비스 프레슬리는 어머니와의 관계가 각별했습니다. 데뷔초 어머니를 위한 핑크색 캐딜락을 선물했지만, 그녀는 40대의 젊은 나이에 운명을 달리했습니다. 그가 평생 수집한 자동차는 200대가 넘는다고 합니다. 


자동차에 집착하는 남자들의 마음 한구석에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담겨 있습니다.


*앨비스 프레슬리가 어머니에게 선물한 핑크색 캐딜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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