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초록을 사랑해

초록에 대하여

by 김초록

결혼을 하고 나서 가장 큰 긍정적인 변화 중에 하나는 엄마와의 관계다.

집에 같이 살았을 적에는 상처주기 대화가 남발을 했었는데 결혼 준비를 시작하면서부터

서로를 조심하는 게 느껴졌다. 결혼을 하고 나서는 다른 집에서 사니까 애틋해져서 그런지 더 배려를 하게 됐다. 그럼에도 있던 버릇 어디 못 가는지 그저 싱글벙글 만 하는 것은 아니다.

오늘 엄마랑 대화를 하면서 또 나의 근황이자 생활을 한마디 정도 흘렸는데 마치 일반화의 오류처럼 불어난 엄마의 넘겨짚기식 판단(?)으로 내가 또 큰 소리를 내고 나서야 전화를 끊고 반성 모드로 전환하고 만다. 하지만 함께 나와 그 길을 다녔으면서도 엄마가 내 맘을 몰라주는 것이 난 또 서운하다.

몇 달째 나는 초록 계통 색으로 한 가지 그림을 그리고 있다. 미술 선생님이 처음 하는 유화고, 이렇게 초록색 계열로만 전부 다른 색을 내게 해야 하는 작업이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초록색을 냄에 있어서 블루, 주황, 빨강, 보라 모두 들어간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됐다)

엄마와 나의 대화가 그런 게 아닐까. 우리는 모두 초록색을 말하고 있는데 이렇게 다른 거잖아. (실제로 우리는 초록색을 가장 좋아한다) 어렵지만 그래도 우리는 깊은 색으로 관계를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남도 아니고 엄마랑 나인데. 다른 색을 의심할 여지도 없고, 우리는 둘 다 초록색을 정말로 사랑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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