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내전 종결보고서

[3화] 지휘권 회수

by 도요

내게 맞는 치료법을 찾는 것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미로를 더듬어 나오는 일과 같다.


아프면 믿음직한 의사를 찾게 된다. 그러면 그는 각종 수치와 사진을 보여주며 명확한 출구를 가리킨다. 의사는 병을 알고 있고, 치료의 길을 정확히 제시한다.


그러나 우리의 적은 공복혈당이나 콜레스테롤처럼 숫자로 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언젠가 뇌 속 신경물질의 이동을 정밀히 측정해, 개개인에 맞는 치료법을 제시하는 기술이 개발될지 모른다. 적어도 지금은 아니다.



신경정신과 의사는 환자의 주관적 경험을 듣고, 증상을 모아 귀납적으로 진단한 후에 그에 적합하리라 추정되는 약을 처방한다.

같은 약을 먹고도 환자 A는 증상이 호전되고, 환자 B는 오심과 구토에 시달릴 수 있다. 그럼에도 결국 약에 적응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끝내 맞지 않는 사람도 있다. 문제는 약의 종류가 아니라 용량일 때도 있다.


설령 잘 맞는 약을 찾는다 해도 여정이 거기서 끝나지는 않는다. 누군가는 상담이, 또 누군가는 인지치료가 필요하다. 환자는 스스로 필요한 치료법을 찾고, 자신의 트라우마와 마주하고, 일상의 마음가짐마저 다시 세워야 한다.


이처럼 불확실성이 겹겹이 쌓여 있기에, 신경정신과 의사는 마음속 전장을 지휘해 줄 수 없다. 병원을 찾아가는 것부터 약 조정, 상담 여부까지 — 모든 결정은 환자의 주관적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내려야 한다.


의사가 아닌 내가 이 전장의 지휘관이라는 사실을 자각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교착을 끝내고 적을 무너뜨리기 위한 첫 번째 전략적 행동이었다.



3년의 기나긴 교착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나는 결정했다.

새로운 의사를 사령탑에 앉히기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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