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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 센시티브 Sep 13. 2022

추앙


 “날 추앙해요! 난 한 번도 채워진 적이 없어. 날 추앙해요!” 이 말이 한동안 머릿속에서 떠나가지 않았다.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에서 나온 말이다. 여주인공인 염미정은 아빠 밑에서 농사일을 돕고 있지만 알코올중독자로 살아가는 구씨 남자에게 본인을 추앙해 달라고 한다. 추앙이란 단어는 무엇일까? 무슨 의미를 담고 있기에 그토록 간절히 자기를 추앙을 해달라고 하는 걸까? 추앙이란 뜻을 찾아보니  ‘높이 받들어 우러러봄’ 이라 나왔다.

드라마에서는 응원의 뜻이 더 담긴 것 같다. 추앙하는 대상을 생각하며 응원해 주는 것. 알코올 중독자인 남자에게 술 말고 할 일을 주겠다며 당신은 무슨 일이든 해야 한다며 본인을 추앙해달라는 그녀. 외롭고 지친 그녀의 말 속에 진심이 느껴졌다. 누군가의 응원을 받고 꽉 찬 기운 속에 살아가고 싶은 그녀의 마음을 나는 알 것 같았다. 하지만 술로 일상을 버텨나가는 사람에게 그런 말을 할 용기는 없다. 


 주인공 염미정은 조용했지만 대담했다. 멋있었다. 편견도 없었다. 채워지고 싶어 하는 마음을 위해 애써주는 것. 나는 그런 용기를 내 본적이 있는가? 그저 빈 공간이 보이면 무엇이든지 채우는 척 하지만 돌아보면 여전히 빈 공간에 있는 나를 볼 때 나는 드라마의 명대사를 들으며 뼈를 맞은 기분이었다. 

 추앙을 하면 당신의 봄은 달라져 있을 거란 말에 남자는 진짜 달라질 수 있냐며 희망을 걸어본다. 어느 누군가와도 관계를 맺고 싶지 않고 삶의 낙이란 없을 것 같은 남자에게도 희망은 있었던 거다. 서로의 삶이 달라질 거란 확신에 여주인공 염미정과 알코올중독자 구씨는 서로를 추앙하기로 한다. 서로를 응원하면서 달라지는 남녀의 달라지는 행동과 표정은 보는 내내 설렘을 일으킨다. ‘추앙’ 지금 나에게도 필요하지 않을까? 누군가 나를 위해 추앙을 해 준다면 내 삶은 지금보다 달라져 있을 것은 분명하다. 무료한 삶 속에서 미소가 지어질 수 있는 것. 더 나은 희망을 품어주는 것! 마음의 소리를 들어주고 변화를 위해 애쓰고 싶다.


 추앙의 대상은 다양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사람이 될 수도 있고, 목적지가 될 수도 있고 목표가 될 수도 있고, 사물이 될 수도 있다. 연애를 할 때는 연인을 추앙했고, 건강관리를 위해 산을 오르면서 산을 추앙하기도 했다. 다양한 세계를 알 수 있게 해 준 책을 추앙하기도 했고 마음을 위로해 주는 글을 쓰는 작가를 추앙하기도 했다. 어쩌면 우리가 끈임 없이 응원하고 좋아했던 마음이 추앙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추앙은 아이들을 보는 어른의 시선에도 필요하다는 걸, 편견 없는 시선과 사랑, 응원은 아이들을 활기차고 건강하게 자라나게 해주는 힘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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