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는 순한 기질, 까다로운 기질, 느린(더딘) 기질 세 가지로 나뉜다.
기질은 타고난 거라 한다. 하지만 환경에 따라, 상호작용에 따라 장점은 장점대로 부족한 점은 채워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를 그대로 인정하고 기다려주며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하는 게 중요하다.
엄마는 까다로운 기질을 가진 나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하셨다. 낯가림이 심했던 나는 엄마와 떨어지면 그 때부터 항상 목 놓아 울었고 화장실에 갈 때도 나를 업고 갈 정도였다고 한다. 밤늦게 우는 게 멈추지 않으면 맞은편 집에서 쫒아와 한바탕 소란이 이루어지는 날들이 이어졌다고 하니 엄마의 육아는 꽤 고달팠을지도 모르겠다.
주일학교 선생님을 할 때는 각각의 기질을 가진 아이들을 만났다. 순한 아이, 민감한 아이, 반응이 조금 느린 아이. 기질이란 걸 몰랐을 때는 좀 더 섬세하게 상호작용을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순한 기질의 아이는 조용하지만 금세 잘 적응했고 잘 웃었다. 민감한 아이는 엄마와 떨어져 있는 시간을 힘들어했다. 아마 낯선 환경이 아이에게 긴장을 주었던 것 같다. 적응 하는데 2~3개월의 시간이 필요했다. 환경에 익숙해지도록 예배를 드리기 전 30분 정도 먼저 와있어서 시간을 보냈고 함께 했던 선생님은 아이에게 긴장감을 없애줄 수 있도록 함께 뛰놀며 아이의 긴장이 해소될 수 있도록 노력해주셨다.
상호작용도 중요 했는데 조금이라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거나 활동을 잘 하면 어김없이 엄지를 들며 ‘최고’라며 활짝 웃었고 “너무 잘했어!” 라는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느린 기질의 아이에게는 시간을 두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며 기다려 주었다. 나는 어깨너머 조금씩 배웠다. “아 저렇게 하는 거구나. 아이들 에게 용기를 주고 자신감을 주고 더 잘 지낼 수 있도록 돕는 것.” 아이들을 대하는 방식을 조금씩 배워가게 되었다.
어른도 새로운 직장과 환경에 맞닥뜨리면 긴장을 하고 걱정이 많아진다. 하물며 아이는 엄마와 떨어져 있는 시간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 새로운 환경에서 낯설고 긴장하는 아이의 마음이 씩씩해지는 마음이 될 때까지 노력하는 마음을 어른들은 알아주어야 한다. 아이의 입장에서 마음을 이해하게 되는 것! 그게 먼저였다. 어른의 입장과 시선이 아닌 아이의 시선과 상황이 되어보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