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생성형 AI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기업을 꼽자면 단연 네이버일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하이퍼 클로바 X와 생성형 AI 기반 검색 서비스 Cue:를 선보이고 있는데요. 이번 글에서는 네이버가 강조하는 Cue:의 차별점과 개인적으로 사용하며 느꼈던 점을 간단하게 풀어보고자 합니다.
웹 로그 분석 사이트 '인터넷 트렌드'에 따르면, 2023년 4월을 기준으로 네이버의 국내 검색 시장 점유율은 55.2%로 2022년과 5월과 비교했을 때 9.6%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구글은 35.3%로 전년대비 8.5% 상승했는데요. 아마 네이버의 검색 영향력이 줄어든 데에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구글 등 사용자가 목적에 따라 검색을 할 수 있는 채널이 다양해진 것이 가장 큰 이유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네이버는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 Cue:를 통해 다시금 경쟁력을 회복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네이버에서 강조하고 있는 Cue:의 첫 번째 차별점은 사용자의 복합적인 니즈를 포함하고 있는 질문을 잘 이해하고 사용자의 의도에 맞는 검색 결과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평소에 관절에 좋은 영양제를 구입하기 위해 관절에 좋은 영양제라고만 검색했다면, 이제는 원하는 가격대, 배송 일정, 리뷰 많은 상품 등 다양한 조건을 입력한 긴 문장을 입력해도 Cue:가 그 의도를 빠르게 분석하고 적합한 결과를 제공한다는 것이죠.
평소에 자주 구입하는 MSM 영양제를 기본 검색창이 아닌 네이버 Cue:에서 검색해 보았는데요. 매우 간단한 검색어를 입력했지만 네이버 쇼핑에서 추천해 주는 MSM 영양제의 사진과 용법, 성능을 잘 정리해주고 있습니다. 또한 하단에 추가 검색 질문을 제안해 주어 사용자가 더 나은 검색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대화를 도와주고 있습니다. 다만, 위 세 제품이 어떤 기준으로 선정된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엄마에게 사드릴'이라는 조건 역시 검색 결과에 반영되었는지도 알기 어렵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개인적으로 네이버 Cue:가 다른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와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별점을 보이는 지점은 네이버 버티컬 서비스와의 연결이라고 생각합니다. 네이버가 쇼핑, 금융, 여행, 커뮤니티 등 사용자의 일상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다양한 버티컬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서비스와 검색이 합쳐졌을 때의 시너지 효과가 더욱 기대됩니다. 네이버에서도 Cue:와 기존 버티컬 서비스가 연결되면 사용자가 단순히 정보를 찾는 것을 넘어 최종적으로 목표하는 지점에 더욱 빠르게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 강조하고 있습니다.
비록 아직은 앞서 질문한 '영양제 중 하나를 바로 구입해서 결제해 줘'와 같은 명령어를 실행할 수는 없지만, Cue:가 정식 출시되고 거듭 발전을 이어간다면 사용자의 기존 여정이 매우 압축적으로 간소화될 것 같습니다.
https://channeltech.naver.com/contentDetail/72
지난달 네이버는 AI 검색 결과가 잘 보일 수 있도록 네이버 UI/UX를 전면 개편하며 AI 검색에 대한 열의를 보였습니다. 주요 변화를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사용자의 검색 흐름에 맞추어 데이터 정보를 재구성하고 정보의 역할과 중요도에 따라 보이는 화면에서도 그 층위를 다르게 변경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현재는 네이버 Cue:를 이용하기 위해서 기존 검색창이 아닌 돋보기 옆 Cue: 버튼을 눌러야 하는데, 앞으로는 기존 검색 경험(방식)을 최대한 변경하지 않는 선에서 Cue:의 검색 결과를 노출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https://channeltech.naver.com/contentDetail/41
홈피드 역시 추천 알고리즘에 따라 사용자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형식으로 개편되었습니다. 이제 네이버는 사용자마다 보는 화면이 다른 완전히 개인화된 앱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네이버가 생성형 AI를 바탕으로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모습을 보며 '잘하는 것을 더욱 잘하는 회사'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한국어에 특화된 LLM, 버티컬 서비스와의 연결 등 네이버만이 잘할 수 있는 것을 뾰족하게 정의하고 매우 빠른 속도로 사용자에게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약 두 달간 Cue:를 써보며 (개인적으로는) 와우 포인트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평소 검색 경험과 다르다 보니 번거로울뿐더러 그 결과도 만족스럽지 못했기 때문인데요. 대화형 검색은 아직 낯선 개념이라 초반에는 그 경험이 불편할 수 있어 앞으로 차차 나아질 것이라 생각하지만, 검색 결과가 기존보다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것은 참 아쉽습니다. 만족스럽지 않은 이유는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추론 과정과 근거를 알 수 없어 더 나은 선택지가 없을지 의심하게 된다.
앞서 영양제를 추천하는 검색 결과처럼, 어떠한 근거로 이 3가지 상품을 추천한 것인지 나라면 집중해서 보았을 지점을 우선적으로 살펴보았는지 알 수 없으니 추천 결과를 신뢰하기 어려웠습니다. 물론 '리뷰가 좋은', '배송이 빠른'과 같이 구체적인 조건을 입력할 수 있지만 기존 검색 경험과 비교했을 때 훨씬 번거롭게 느껴집니다.
2) 개인 블로그나 카페에서 생성한 정보를 신뢰하기 어렵다.
Cue:에 특정 개념이나 정보를 검색한 후 그 결과의 출처를 살펴보면 개인 카페나 블로그에 기반할 때가 많은데요. 출처를 밝혀주고 있어 내용을 한번 더 검증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바람직하지만, 네이버 특성상 구글보다 사용할 수 있는 정보 데이터가 한정적이고 주로 UGC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보니 정보의 퀄리티가 아쉽게 느껴질 때가 많았습니다.
3) 너무 일반적이거나 무난한 답변이 많다.
챗gpt는 사용자가 모르는 질문을 던졌을 때 이상한 정보를 조합해서 거짓된 답이라도 내놓는다면, 네이버는 할루시네이션을 줄이기 위해 답을 회피하거나 지나치게 일반적이고 무난한 답변을 내놓는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https://brunch.co.kr/@travlr/481#comments
위 글에서는 Cue:에게 네이버스토어에서 판매할 상품군을 추천받는 질문을 던졌는데요. 이에 대해서도 역시 지나치게 일반적인 답변만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럴 때마다 '그냥 내가 검색하고 말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아직 네이버 Cue:는 베타 서비스로 여러 발전을 거듭하고 있으며, 그런 점에서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서비스입니다. 국내에서 유일무이하게 생성형 AI를 빠르게 비즈니스에 반영시키고 그 흐름을 선도하는 기업이기에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