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내게 모욕감을 줬어!”
이는 영화 <달콤한 인생>에 나오는 명대사입니다.
아내와 저는 어제저녁
‘처음 학교로’(유치원 입학관리시스템)에서 둘째 아이의 유치원 신청 결과를 확인하면서 이런 말을 나누었습니다.
‘합격, 합격, 합격’이면 좋았을 텐데.
‘대기, 대기, 대기’라고 적혀있네요.
그래서 1분 정도 좌절했습니다.
5~10명 내외의 일반모집에서 합격은커녕
대기 순번이 10번 이내가 하나도 없고
심지어 세 자릿수도 있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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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둘째와 등원하며 아이 친구 J의 엄마를 만났습니다.
이 분은 셔틀을 타야 하지만 최고 시설을 자랑하는 사립 한 곳과
단설 한 곳에 이미 합격했답니다.
또 다른 병설 한 곳에는 대기 2번이랍니다.
어휴~~ 이렇게 부러운 일이 또 있을까요.
축하하면서도 어찌나 샘이 나던지.
족히 10분은 넘게 부러워한 것 같아요.
6년 전 첫째가 유치원 입학할 때에 비하면
경제적 지원도 유치원 환경도 전반적으로 좋아진 것 같은데...
이런 상대적 박탈감, 실패감은 여전하네요.
(단설, 병설과 제가 사는 곳의 사립 유치원은 비용, 환경의 차이가 선명하거든요.)
지금 당장 아니 내년에라도 개선되면 좋겠지만, 어렵겠지요.
그래도 지금 갓 돌을 지나는 우리의 아이들은 상향 평준화된 곳에서
교육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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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일을 전화로 아내에게 전합니다.
그리곤 “그건 우리에게 신포도였어.” 하고 곧장 합리화를 마칩니다.
내일은 집에서 가까운 사립 유치원 추첨이 하나 남았습니다.
이 상황을 알 리 없는 둘째는 언제나처럼 씐난 표정이에요.
“난 네게 행복감을 줬어!”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잘 되겠지요?
(배경 이미지 : 처음학교로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