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 지내면서 제게 일어난 변화 중 하나가
동화와 그림책을 보는 일이 잦아진 거예요.
그러다 보면 정말 생각하지도 못한 울림이
‘쿵’하고 다가오지요.
오늘은 첫째 아이가 학교에서 전미화 님의 <씩씩해요>라는 책을 빌려왔어요.
‘요즘 글밥이 좀 많은 책을 보던데, 왜 갑자기 그림책이지?’ 하며 살짝 들추어보았어요.
"그건 아주 무서운 사고였대요.
아빠 차는 공중에서 크게
한 바퀴를 돌았다고 했어요."
이렇게 시작해요.
점점 엄마는 바빠지고,
혼자 남은 아이는 아빠의 빈자리를 느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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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전에 저희 아버지가 큰 수술을 하셨어요.
다행히 지금도 전화를 걸면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요.
뜬금없지만 책장을 넘기면서 문득 아버지가 생각났어요.
힘이 들 때면 언제나 기대고파 떠올렸던 부모님.
언젠가 헤어져야 함을 알지만 또 잊었던 부모님.
제게 아버지는, 부모님은 그랬던 것 같더라요.
그런 부모님이 안 계시면 정말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저의 고민을 알았는지,
책 속의 아이는 꿈을 꿔요.
풍선이 가득한 곳에
아빠도 있고 엄마도 있는 꿈이요.
그러면서 씩씩해집니다.
혼자 밥도 먹고, 혼자 그네도 타죠.
이젠 저도 씩씩해져야 하는데요......
오늘 모처럼 안부 전화드려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