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는 상향평준화 행동은 하향평준화_02

by moon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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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사무분장으로 고민했다. 물론 뾰족한 수는 찾지 못했다. 게다가 팀장회의에서 버럭 화를 내기도 했다. 다른 파트 업무가 우리 쪽으로 조정되어야 한다는 말에, 업무(증가)량이나 성과 등 어느 면에서도 납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해당 부서의 사정이야 있겠지만 자구책이 선행되어야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정이 필요한 사유를 설명했어야 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내 상식의 서론과 본론은 생략하고 곧장 결론으로 치받는 언변에 당황한 티를 엄청 냈다.

이틀이 지났고 묵은 감정은 없다. 다만, 여전히 나는 틀에 갇혀 있고 그들을 이해하지 못한 상황이다. 문득 이러다가 함께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까, 라는 물음에 빠져든다. 이미 알고 있다. 하향평준화의 길로 내달리고 있다는 것을...

나의 깜냥이 부족한 것은 차지하고 외부요인으로 문제를 돌리려 발악해본다. 그렇게 생각해낸 단어가 각자도생(各自圖生)이다. 제각기 살길을 도모한다는 이 말은 위기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회자되었지만,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는 요즘 다시 조직과 개인의 일상에 깊이 파고들고 있다.

그러고 보니 나는 이미 "그래 인생 뭐 있나. 각자 자기만족에 사는 거지. 걷는 길도, 보는 풍경도, 행복의 지점도 제각기 다르잖아." 하는 마음으로 지낸다.

작년 교수들이 선정한 2020년 올해의 사자성어가 아시타비(我是他非)라고 한다. 나는 옳고 나는 그르다는 뜻이라는데, 나의 행동이 딱 그렇다. 내가 가진 상식, 상황판단, 대응방안에서 벗어난 이들의 모습을 보면 다른 것을 그르다고 몰아붙인다. 그의 상식, 처한 상황 그리고 판단과 행동에 '왜'란 물음으로 생각하는 여유도 없이...

各自圖生과 我是他非

이렇게 흐르다가
결국 '고립(孤立)'이란 말 한마디 남겠다.

어 쩐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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