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착용에도 갑을관계가 있다?

by moon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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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가 천만 명이 넘었습니다.

띄엄띄엄 들려오던 확진자 소식이

어느새 가족, 친구, 직장동료의 일이 되어버린 거예요.

정말 위드 코로나가 된 것 같습니다.


얼마 전 자가격리를 끝내고 복귀하는 동료를 만났습니다.

다행스럽게도 큰 증상 없이 가볍게 지나갔다고 합니다.

그의 목소리와 표정에서 홀가분함이 느껴지는 걸 보니

나는 그가 부러운 모양입니다.


직장동료가 확진되면 그 일은 남은 자의 몫이잖아요.

물론 복귀자는 그동안 일의 진척이 하나도 되지 않았다고 할 테지만요.


아차차.

오늘 하고픈 이야기는 그가 남긴 업무가 아니라

그의 얼굴을 감싸고 있는 마스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완화되었지만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종종 마스크 프리족을 볼 수 있답니다.

사람들이 밀접해 있는 사무실에서 말이죠.


이전에도 몇몇 상사는 자신의 자리에서 마스크를 벗고 있었습니다.

다른 동료와 상당히 떨어져 있거나 독립된 공간에 근무해서 그랬지만

내 회의에서 홀로 마스크 프리로 발언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보기도 했죠.


그랬던 상사와 함께, 더 상사에게 보고할 일이 생겼습니다.


새하얀 마스크가 그의 코와 입을 가렸고

그의 언행은 더없이 다소곳해 보였습니다.

나와 얘기할 때의 터프함은 온데간데없더라고요.


그랬던 그가 코로나 확진이 되었어요.

그리고 복귀한 첫날 내게 묻습니다.

백신 접종 후 확진까지 되었으니 자신은 슈퍼항체 보유자가 아니냐며


마스크를 벗은 채 말이죠.


나는 그에게 마스크를 쓰라고 하지 않습니다.

그저 왼손을 들어 엄지와 검지로 안경 아래 마스크를 지그시 누를 뿐이죠.


그 후로 동료들을 만날 때면

마스크의 착용 정도를 살피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친밀도에 따라 서로 마스크를 내리고 대화하는 경우도 있고,

몇몇 선배나 상사는 자칭 갑일 때는 마스크를 내리고

스스로 을이라 칭할 때면 단정하게 마스크를 쓰더라고요.


나를 대할 때 그의 마스크 위치를 보며

나의 갑을관계를 짐작해 보기도 합니다.


<명상록>을 쓴 로마 황제 마르쿠스 아울렐리우스는

다른 사람이 나의 삶에 양향을 미칠 자격을 빼앗으라고 했다죠.


상대가 나를 갑으로 생각하든 을로 생각하든

우리는 오늘 자신의 삶을 살도록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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