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육아??

by moonlight


첫째 쑥쑥이가 학교에 가고서 둘째 쭉쭉이와 남아 인형놀이를 하다가
문득 나의 인건비를 생각하게 되었다.

이래저래 빼고 더하며 엄밀히 따지기 시작하면 머리가 아플 것 같아
대략 단순히 여로 둘째 보육을 한다고 생각하니 보육비로 100만 원 정도가 지출되고 있는 듯하다.


오호~우리 형편에 이 정도면 황제 육아이어야 하기에

가만히 녀석의 보육 환경을 둘러본다.




우선, 교사와 아이의 1:1 매칭을 통해 아이의 특성에 맞고 안전한 환경에서 보육이 이뤄질 수 있겠지만

- 교육을 받지 못한 아빠는 아이의 달콤한 낮잠을 위해 산책을 과하게 하고 때론 위험한 장난을 하기도 한다.


둘째, 균형 잡힌 식단을 통해 아이의 성장을 촉진시킬 수 있겠지만

- 요리라면 김치볶음밥과 계란 프라이, 라면이 전부인 아빠는 종종 특식이라며 주문한 짜장면에 밥을 비벼 함께 먹는다.


셋째, 월령에 맞게 언어, 음악, 미술 등을육할 수 있겠지만
- 게으른 아빠는 종종 책 대신 라디오를 켜고는 언어 교육이라 생각하고, 여덟 살 언니와 함께 놀게 함으로써 2살 아이에게 6년의 선행학습을 시키기도 한다.

넷째, 수시로 아이의 기저귀를 확인해 대소변을 처리하고 매일 목욕시켜 청결함을 유지할 수도 있겠지만
- 잠꾸러기 아빠는 아이의 수면교육에 시범을 보인다며 먼저 잠들어 가끔 기저귀가 넘치려 하고, 굳이 아이에게 오늘 꼭 씻겠냐고 물어, "아니!"라는 답을 받고는 아이의 의사를 존중한다며 목욕을 내일로 미루기도 한다.


이런 상황을 아내가 안다면, 난...




그래도

아이는 아빠에게 매일 웃는 얼굴을 보여주고


가끔 "아빠~ 좋아.", "아빠~ 이거 해줘." 하며 아빠의 존재를 일깨워주기도 하며

종이접기 하다가 손가락이 베인 아빠에게, "괜찮아~" 하고 물으며 아빠 볼을 토닥인다.

함께 목욕이라도 할 때면 꼬물꼬물 움직이는 따뜻한 손으로 아빠의 머리를 감긴다며 마구마구 쓰다듬는

배불러 남긴 아빠의 밥그릇을 살펴, "아빠~ 먹어!" 하며 기우뚱기우뚱 숟가락을 뻗어 아빠 입에 넣는

드디어 자려고 불을 끄면 옆자리 베개를 가리키며, "여기, 여기!" 하는 배려깊은 녀석

어쩌면 아이가 아빠를 기르는 이것이

황제 육아일지도 모르겠다.


-

좀전에 일어나 똥기저귀를 선사하고

다시 자는 너에게 짝!짝!짝!

감사의 박수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