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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light Mar 06. 2016

재미있는 가족 만들기!

지난 수요일 두 딸 모두 새로운 시작을 했다.


첫째 쑥쑥이는 초등학교 2학년이 되었고, 둘째 쭉쭉이는 드디어 어린이집에 가게 되었다.


예상대로 쑥쑥이는 아침에 일어나 배가 살살 아프다며 귀엽게 고통을 호소했고, 쭉쭉이는 어린이집에 놀러 가자는 말에 잘 따라나섰다가 낯선 선생님들의 모습을 보고 한참이나 얼음하고 있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한 시간이 지나 돌아올 즈음 녀석은 안 갈래를 외치며 울음을 터뜨렸다.    


둘째와 점심을 먹고 잠시 놀았는데, 곧 쑥쑥이가 학교에서 돌아왔다.


“선생님은 어떠셔? 같은 반에 친한 친구들은 누가 있어? 네 짝은 누구야?”하며 아빠는 궁금증을 늘어놓지만,


녀석은 “우리 이름표가 있어. 연두색인데 목에 걸지 않고 옷에 딱 집는 거야. 그리고 여기 이번 주까지 갖고 가야 하는 준비물인데, 내가 갖고 있는 건 여기 표시했어. 우리 언제 문구점 갈까?”하며 자신이 하고픈 질문으로 답을 대신한다. 하루가 다르게 쿨해진다.     



저녁이 되어 아내와 두 딸 그리고 아빠가 모두 식탁에 앉았다.     


교과서도 없었는데, 4교시 동안 무엇을 했는지 다시 물었다.  쑥쑥이가 대답하지 않거나 다른 질문으로 아빠의 질문을 회피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너무 궁금했다.


“자기소개를 했는데, 이름을 말하고 재미있는 교실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을 할지 말했어.

배려하기, 친구 도와주기, 화장실에 가면 물 내리기, 복도에서 뛰지 않기, 옆자리 친구와 떠들지 않기. 이런 말들을 했어. “     


“오~ 재밌었겠다. 재미있는 교실이라고……. 올해 너의 교실은 재미있는 일들이 많겠는데.”    


그리고 나의 머릿속을 스친 생각이 있었는데, 금세 입을 벗어나고 있었다.    


“쑥쑥아~ 그럼 재미있는 가족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음. 엄마, 아빠가 나랑 더 많이 놀아주면 돼!!! 하하하.”


“그래^^ 그리고 너는 어떤 일을 할 수 있어?”


“음. 엄마, 아빠를 화나지 않게 하면 되지!!!”    


어쩌다 보니 아이를 재밌지 않게 만드는 것이 부모의 “화”라는 것을 다시 알게 되었다.


규칙을 가르친다는 것이 아이에겐 그저 부모의 화로 보이기도 했던 모양이다. 더 늦기 전에 표현방법을 달리해야겠다.     


개나리처럼 밝고 진달래처럼 예쁜 말로~~^^

최선을 다해
잊지 말고

재미있는 가족이 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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