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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light May 16. 2016

아빠, 내가 태어나서 고마워?

한겨레 베이비트리 팀에서 보내준  <고마워,  내 아이가  되어줘서>(북하우스,  2015)를 보고  있는 나에게 첫째 쑥쑥이가 다가와 묻는다.   



아빠도 내가 태어나서  고마워?     



흠칫 놀랐다.  지난 나의 행동이  스치고 지날 때까지 잠시 머뭇거렸지만,  “그럼 아빠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데.”하고 말했다.  초등학생이 된 녀석은  종종 아빠가 어떤 책을 보는지가 궁금한지 쓰윽 와서 펼쳐보기도 한다.  아주 가끔 책장에  있는 책을 꺼내고는 마음대로 밑줄이나 낙서를 해도 되냐고 묻기도 한다.  책을 꺼내 손에 잡는  일이 신기해 오케이라고 했지만,  가끔  부작용(?)을 선사한다.    

(아이의 사생활 중 일부)


가끔 아이가 육아서적을 볼 때가  있는데,  엄마와 아빠가 꼭  보아야 할 부분이라며 이렇게 표시를 한다.  키도 작고 목소리도  작아 그동안 아빠와 엄마에게 억눌려 표현하지 못했던 마음을,  이렇게 책에서  바람직한 부모와 자기 엄마, 아빠가 얼마나 다른지를 흠뻑 공감하고 비로소 표출하기 시작한다.     


흐흐흐.  시간이 지나  <고마워,  내 아이가  되어줘서>라는 책을 아이가 보게 된다면 아마 한 장  지나 한 장마다 표시할지도 모르겠다.     



+

간단히 소개하면 이 책은 한겨레에서 진행했던  부모 수업의 내용으로 전문가 8인의 육아와 교육 노하우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첫째가 초등학생이 되면서 나는 점점 부모에서  학부모로 이동하고 있다.  보육에서 교육으로  전환하면서 아이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는데,  태어났을 땐 그저  건강하기만 하면 좋겠다는 마음이 점점 커져 요즘은 어떻게 하면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까?  아이가 커서 사회에서  인정받고 자신의 꿈을 이루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하는 욕심으로  이어진다.     


이런 나에게 하태욱 교수님은  <교육이란,  불안을 넘어 함께  가는 길>이란 주제로 하나의 답을 말해주고  있다.       

흔히  ‘대안교육’이란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고 아이들을 방치하는 교육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건  교(敎)가  지나치게 비대해진 우리 사회에서 육(育)을  강조하다 보니 생겨난 오해인 듯합니다.  아이의  이야기를 듣고,  아이의  욕구를 알아주고,  흥미를  파악하고,  그 길을  나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  그것이  바로 교(敎)와  육(育),  가르침과  기름이 조화를 이루는 길일 것입니다.  그런  교육환경 속에서 자라나는 아이야말로,  ‘배우고  익힘의 즐거움’을 아는  아이로 자라날 수 있습니다.  
<고마워,  내 아이가  되어줘서,  29쪽>     


+

그리고 그 실행방법으로 부모가 아이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가에 주목하기를 권하고 있다.  가르쳐주는 것보다  보여주는 것을 통해 훨씬 더 강하고 빠르게 배운다는 이야기에서 오랫동안 눈과 손 그리고 마음이 머물렀다.     


총 10강으로 구성된 이 책은 부모 마음이 불안할  때 사전처럼 꺼내 살펴볼 수 있는 치유서 같다.  아이의 성장과 변화와  부모의 다양한 상황 변화에 따라 참으로 다양하고 생소한 고민이 생기지만,  전문가의 조언과 함께 원칙을 되새기면 힐링의 순간을 맞이할 수 있다.    
 

자녀와 감정대립을 하고 있을 때는 조선미  교수님의 <제3강 정서,  올바른 감정 교육  코칭>을,  잔소리가 장마처럼  내리는 날에는 이정희 소장님의 <제7강 본보기,  진정한 사랑의  양육법>을,  육아와 가사에 지친  날에는 권복기 님의 <제4강 휴,  엄마의 마음  챙김>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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