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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light Jun 20. 2016

웃고 울고 다시 웃는, 보통 아빠들의 특별한 이야기

유월. 한여름의 더위라 부를 만큼 무덥다. 다행히 저녁엔 산들산들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한낮의 고단함을 달래준다. 하지만 오늘은 불타는 금요일.

이곳 송파구청 대강당엔 저녁 7시인데도 사람들이 가득하다. 다름 아닌 제2회 아빠 자랑대회(주관: 송파구청, 후원:(사)함께 하는 아버지들)의 본선이 열리기 때문이다.


         

육아휴직을 하고 그 고민의 흔적을 ‘육아의 온도’라는 책으로 묶었다는 이유로, 과분하게도 심사위원으로 초대받았다. 그러면서 오늘의 행사는 유치원생 혹은 초등학생의 아빠 사랑에 대한 이야기라 짐작했다. 가사와 육아에 참여하며, 아이들과 함께 놀면서 웃음을 담당하는 멋쟁이 아빠 말이다. 성대모사의 달인인 개그맨 김학도 씨의 사회로 한껏 편안해진 분위기 속에서 참가자들은 차례로 단상에 오른다. 그들이 풀어 놓는 이야기에 귀를 쫑긋 세운다.     


가사와 육아의 힘겨움과 즐거움, 그리고 이런 일상을 함께 하는 아빠의 모습이 랩과 노래로 소개된다. 그리고

고등학생이 마이크를 잡고는 함께 놀이하는 것은 물론 대화를 통해 생각을 확장해주는 아빠를, 

대학생 자녀가 나와서는 화물차 기사로 일하시면서도 항상 책을 가까이하며 봉사활동을 통해 삶의 가치를 일깨워 주시는 아빠를,

이번엔 아내가 등장해 자신이 혈액암으로 투병하던 5년의 기간 동안 병간호는 물론이고 아이들을 돌보며 회사 생활도 열심히 해낸 남편을 소개한다.


아빠와 함께 마라톤을 하고는 아버지의 고단함을 통감했던 아들도 있고, 김치 담그기부터 한식, 양식, 분식까지 매일 식탁에 요리를 올리시는 흰 머리의 아버님도 있고, 아이가 23개월 때부터 세계여행을 하며 넓은 세상을 보여주는 아빠도 있고, 봉사활동을 통해 공동체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아빠도 다.  



총 153가족의 작품이 모여졌고 그중 각기 다른 10가족의 이야기가 소개되었다. 그리고 짧은 영상으로 만난 다른 가족의 이야기도 자신의 색깔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이렇게 다양한 모습의 아빠들이 있을 줄이야~~^^


가사와 육아의 민낯을 통해선 어색함이 아니라 손뼉 치며 공감하기도 했고, 다양한 나이와 독특한 색깔을 가진 아빠들에겐 놀라기도 하면서 은근히 멋스러움에 부럽기도 했다.     


살아가는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어쩌면 버겁기까지 하다.

그래도 ‘가족’이 함께 하기에 웃고 울고 다시 웃을 수 있지 않을까?

더욱이 오늘은 가족의 중심에 ‘아버지’가 있는 모습에 흠뻑 젖어 가이 시원했다.     


집으로 돌아와 용기 내 첫째에게 묻는다.     

쑥쑥아~ 우리 내년에 아빠 자랑대회 나가볼까?”

“응? 근데 아빠! 오늘 나랑 안 놀아줬잖아. 근데 뭘 자랑하지??”

“......(허걱)”        


오늘을 살아내는 모든 아빠 그리고 엄마들을 응원하며, 파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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