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으로 충성한 D+4
논산에서의 삶이 아주 조금씩 익숙해질 무렵, 첫 편지가 도착했다.
보내는 사람은 ‘형’ 이었다.
하하, 잘 지내고 있냐? 네가 입대한 지 벌써 4일째구나.
입대하는 날, 대열 안으로 들어가면서 손 흔들고 옆사람이랑 떠드는 너를 보며 ‘얘 진짜 여유 있다’ 싶었다.
곧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될 텐데, 제식훈련, 유격, 각개전투, 화생방… 고비마다 네가 잘 이겨낼 거라 믿는다.
보급품은 잘 받았니? 전투화랑 전투복은 특히 중요하다. 사이즈 안 맞으면 2년 내내 고생이다.
너의 입대 날, 사실 나는 울었다. 울지 않을 줄 알았는데… 너를 보내고 집에 도착해서 네 방에 앉아 한참을 멍하니 있었지.
훈련소 생활, 요즘은 많이 좋아졌다고들 하지만, 여전히 쉽지는 않지.
네가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2년을 잘 마치길 바란다.
보고 싶다, 동생아.
형을 군대에 보낼 때 걱정, 두려움, 아쉬움, 섭섭함..당시 내가 느꼈던 감정을 이번엔 형도 느꼈던 것 같다.
편지를 읽으며 나는 처음으로, 누군가와 마음이 이어졌다는 걸 느꼈다.
말다툼하고 티격태격 하며 자라온 가장 가깝지만 종종 멀게 느껴졌던 형이,
그날은 참 따뜻하게 다가왔다.
✒️ 기억의 조각
멀게만 느껴졌던 형의 마음이,
한 장의 편지를 통해 내게 닿았다.
가끔은 말보다 조용한 진심이
우리 사이를 더 깊이 이어준다.
❤️ 스물한 살, 그 낯설고도 선명했던 시간을
매주 글로 남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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