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으로 충성한 D+2
새로운 환경은 어색하고 경직되고 사회에 있을 때와 다른 미묘한 공기가 느껴졌다.
오늘은 사회에서 입고 온 옷과 물품을 다시 집으로 돌려보내는 시간이 있었다.
부모님께 보내는 소포 안에는 낯선 짐과 함께 짧은 손편지를 하나 몰래 끼워 넣었다.
종이는 친구에게 빌린 거였고, 글씨는 엉망이었다. 하지만 마음만은 누구보다 또렷했다.
부모님께.
군에 입대한 지 하루가 지났습니다.
벌써 ‘짬밥’이란 것도 네 끼나 먹었습니다. 생각보다 힘든 건 없고, 아직은 그저 지루하고 따분할 뿐입니다.
처음 신어보는 군화도 의외로 편했고, 브랜드가 없는 운동화는 처음이지만 지급받은 운동화도 신을만 했습니다. 벌써 적응이 된 건지, 몸이 조금 피곤한 것 말고는 괜찮습니다. 지낼 만합니다.
지금 이 편지는 몰래 쓰는 거라 글씨도 엉망이고, 메모지도 친구 걸 빌려 쓴 겁니다.
그래도 걱정하고 계실 부모님을 생각하며 꼭 한 줄이라도 전하고 싶었습니다.
아들 군생활 잘 하고 올 테니 걱정하지 마시고, 건강해진 모습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아들 이준서 올림
그날 이후, 말로만 듣던 본격적인 훈련병 생활이 시작되었다.
✒️ 기억의 조각
낯선 하루의 끝,
익숙한 이름으로 쓴 짧은 편지 한 장.
엉망인 글씨에도 마음은 분명했다.
그날의 나는, 처음으로
‘잘 지내고 있다’는 말을 부모님께 꼭 전하고 싶었다.
❤️ 스물한 살, 그 낯설고도 선명했던 시간을
매주 글로 남기고 있습니다.
공감하셨다면, 구독과 라이킷으로 다음 편을 함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