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조금은 익숙해진 훈련소의 시간

내 이름으로 충성한 D+13

by 퇴근 후 작가

입소한 지 열흘이 넘었다.
2주차 훈련에 들어서니 처음처럼 어색하거나 정신없지는 않았다.
물론 여전히 힘들고, 훈련은 고된 편이지만 하루의 리듬에는 어느 정도 적응이 된 느낌이다.


아침은 여전히 빠르다.
기상나팔이 울리기 전부터 눈을 뜨는 날이 생기기 시작했다.
처음엔 무조건 조교의 구령에 따라 움직이기만 했는데, 이제는 다음에 뭘 해야 할지 몸이 먼저 반응한다.


그동안 가장 많이 받은 훈련은 총검술과 제식훈련이다.
총검술은 자세 하나하나가 온몸에 힘이 들어가서 그런지 짧은 시간 안에 체력이 쭉 빠진다.
제식은 반복이다. 똑같은 동작을 수십 번씩 하는데, 조금만 흐트러져도 조교 눈에 딱 걸린다.
그래도 동기들이 조금씩 맞춰가는 모습에, 다 같이 하나가 되어가는 느낌도 들었다.


점심시간 이후에는 이론 교육이 있었다.
강당 같은 곳에 앉아 군대의 기본 규율이나 장비 사용법 같은 걸 배우는데, 훈련보단 덜 힘들지만 앉아서 졸지 않으려 애쓰는 게 오히려 더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다.
누군가는 꾸벅꾸벅 졸다가 조교한테 바로 지적당하기도 했다.


이동 시 구보는 어느새 익숙해졌다.
무더위 속에 뛰는 게 여전히 쉽지는 않지만, 처음보단 호흡도 맞고, 끝나고 나면 뿌듯함도 느껴진다.
돌아오는 길에 불어오는 바람이 가끔은 시원하게 느껴져, 하루를 마무리하는 기분이 들었다.


불침번과 근무는 여전히 피하고 싶지만, 다들 차례대로 하니 별수 없다.
어쩔 수 없는 일들이 많아지는 게 군대 생활 같기도 하다.


조금은 낯설고 버거웠던 시작이었지만, 어느새 익숙해진 하루들 속에서 나도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

남은 시간도 잘 버텨봐야지, 하루하루 지나면 언젠간 끝나겠지.


그렇게 또 하루가 지나간다.


✒️ 기억의 조각

훈련소의 하루하루는 비슷하지만,
그 안에서도 분명히 나는 조금씩 변해가고 있었다.
이전보다 덜 당황하고, 덜 지치고,
조금씩 이 생활을 받아들이게 되는 중이다.




❤️ 스물한 살, 그 낯설고도 선명했던 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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