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 훈련보다 어려운 건 내 마음이었다

내 이름으로 충성한 D+14

by 퇴근 후 작가

오늘은 평소와 달랐다.

이른 아침부터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고, 예정됐던 훈련은 모두 연기됐다.

내무실에 갇혀 땀을 흘리며 보내는 하루는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겨웠다. 오후엔 장대비까지 쏟아졌고, 땀과 빗물 속에서 온몸이 지쳐갔다.

며칠 전부터 나태하고 무기력했던 내 마음가짐이 오늘의 피로를 더 키운 듯했다.


휴식 시간, 나는 사회에서처럼 편한 자세로 앉아 있다가 얼차려를 받았다. 군대에서는 ‘전투휴식’도 규칙이 있는데, 그것을 몰랐던 탓이다. 억울함과 분노가 치밀었지만 반항할 수는 없었다. 여긴 군대였고, 작은 실수도 규율 위반이 되기 때문이다. 푸쉬업 200개를 하며 흘린 땀이 바닥에 고였다. 힘들었지만, 지나고 나니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얼차려 후 분대장님은 조용히 나를 불러 진심 어린 조언을 해주셨다. 내 성격과 태도, 군생활에 필요한 자세에 대한 이야기였다. 처음엔 반발심이 들었지만, 그 말은 내가 외면하고 있던 문제들에 대한 경고였다. 나는 욱하고 짜증을 잘 내는 성격이었다. 그동안 그런 성격을 바꿀 생각 없이 살아왔고, 군대에서는 그 성격이 나를 더 힘들게 만들고 있었다.


오늘의 경험은 단순한 얼차려가 아닌 내면의 변화를 이끈 중요한 사건이었다. 내가 얼마나 감정에 휘둘리며 스스로를 방치해왔는지 알게 됐다. 군생활을 잘 해내려면 체력 못지않게 마음가짐과 자기 절제가 필요하다는 걸 절실히 느꼈다. 특히 분대장님의 말 중 “군대 밖은 더 복잡하고 힘든 일투성이야. 지금 이 안에서 마음가짐을 다듬고 최선을 다하는 법을 익혀야 해”라는 말이 깊이 와닿았다. 단순히 육체만 단련하는 곳이 아니라, 내면의 미성숙함을 직면하고 극복해야 하는 곳이 바로 군대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오늘 하루는 나에게 군생활의 전환점이 되었고, 앞으로의 태도를 다잡는 계기가 되었다. 육체적인 훈련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그 속에서 나 자신을 다스리는 법을 배우는 것이란 걸 깨달았다. 앞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조절하고 책임감 있게 행동하려 한다. 오늘을 밑거름 삼아 더 단단해지고 싶다.


✒️ 기억의 조각

얼차려로 흘린 땀과 함께 무너진 건 내 고집이었고,

분대장님의 한마디에 다시 세운 건 내 마음가짐이었다.

훈련보다 더 힘든 건,

스스로를 마주하고 고치려는 용기였는지도 모른다.




❤️ 스물한 살, 그 낯설고도 선명했던 시간을

매주 글로 남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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