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화] 상무대에서의 이등병 진급과 기갑 훈련 시작

내 이름으로 충성한 D+54

by 퇴근 후 작가

9월 26일 논산훈련소에서 기초 군사교육을 마치고, 나는 훈련병에서 이등병으로 계급이 한단계 상승했다.
자대로 바로 배치되는 병사도 있었지만 나는 이제 후반기 주특기 교육을 받기 위해 상무대 육군기계화학교에 배치되었다.
내 주특기는 ‘기갑’이었다. 사실 처음에는 ‘기갑’이 무엇인지,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 주특기인지 잘 알지 못했다.
그저 ‘탱크를 다룬다’는 말만 듣고 막연히 상상할 뿐이었다.

전라남도 장성.. 가본적 없는 처음가는 곳인데.. 무엇을 하는 곳인지 아직은 알 수 없다. 어깨를 조이며 힘들게 메고 있는 국방색 더블백 가방처럼 내 마음은 무겁게만 느껴진다.


나는 육군기계화학교 특기병 훈육대에 입소하여 본격적인 주특기 교육을 시작했다.
곧이어 새로운 중대장께서 부모님께 편지를 보내셨다.


이준서 이병 부모님께

안녕하십니까?
저는 현재 상무대 육군기계화학교 특기병 훈육대에서 아드님의 훈육을 담당하고 있는 중대장 OOO입니다.

아드님은 이곳에 입교한 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내무 생활에 잘 적응하며 건강한 모습으로 교육에 임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4주에서 9주까지 주특기 교육을 진행하여 기갑부대에 적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으며, 면회와 통화는 엄격히 제한되어 입교 7주차 이후에만 부모님 면회가 허용됩니다.

또한 가족들이 보내는 음식물과 현금 송금은 모두 부대 규정에 따라 반송 혹은 폐기됨을 알려드리며, 아드님의 건강과 신상관리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으니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부모님께서도 절제된 생활을 위해 군내 규정을 잘 이해해 주시고, 혹시 사기성 연락이 있을 경우 즉시 부대에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아드님이 건강하고 보람된 군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도하겠습니다.

부디 건강하시고 가정에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2003년 9월 29일
육군기계화학교 교육연대 훈육 중대장 OOO 드림


훈련소에서의 기초 군사훈련을 마치고 이등병이 된 나는 새로운 환경인 상무대에 들어서면서 설렘과 긴장이 공존했다.
또 다시 새로운 환경을 맞이하며, 앞으로의 시간이 두렵기도 했지만, 나 자신을 믿고 묵묵히 훈련에 임할 다짐을 했다.
이곳 상무대에서의 시간이 내 앞으로의 군 생활에 또 다른 전환점이 될 것임을 믿으며,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자 한다.


✒️ 기억의 조각

논산에서 벗어나 상무대로 향하던 날,

계급장은 이등병으로 바뀌었지만

마음은 다시 신병처럼 낯설고 조심스러웠다.

기갑이라는 단어도, 전라남도 장성의 하늘도 모두 처음이었기에

그저 한 걸음씩 내딛는 수밖에 없었다.




❤️ 스물한 살, 그 낯설고도 선명했던 시간을

매주 글로 남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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