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한 명의 결정이, 수십 명의 일터를 흔들기도 합니다
대표님께.
요즘 본사와 자회사, 임원 수가 부쩍 늘어나고 있습니다. 각자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권한을 나눈다는 건 분명 좋은 신호입니다. 조직이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니까요.
결정은 더 빨라지고, 책임 있는 판단이 곳곳에서 일어납니다.
하지만 대표님, 그 변화 속에서 저희 인사팀은 오히려 더 조심스러워지고 있습니다.
누구를 임원으로 세울지, 어떤 역할을 맡겨야 할지, 이제는 단순한 인사 배치의 문제가 아닙니다.
한 사람에게 수십 명의 일터를 흔들 수 있는 결정권을 함께 넘긴다는 뜻이니까요.
임원 한 명의 판단이, 그 아래 팀 전체의 리듬과 분위기를 좌우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고민이 깊어집니다.
요즘은 ‘누굴 세울까’보다 ‘누굴 세우면 안 되는가’를 먼저 고민합니다.
기대감보다는 경계심이 앞서는 선택. 그만큼 조직에 주는 여파가 크기 때문입니다.
신뢰받지 못하는 리더가 생기면 위에서 어떤 전략을 그려도, 아래에서부터 이질감이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리더 한 사람의 성향은 조직의 분위기, 일하는 방식, 심지어는 정서적 안전감까지 바꿔놓습니다.
판단이 빠르지만 협업에 서툰 리더, 책임감은 강하지만 피드백이 거친 리더. 그 '작은 차이'들이 구성원들의 피로감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조직은 말 없이 흔들립니다.
“왜 저 사람이 그 자리에 앉았을까?” 그 한마디가 회의실을 떠도는 순간, 그 자리는 이미 리더십의 무게를 잃기 시작한 겁니다.
그건 단순히 한 사람의 평가가 아니라, 회사가 어떤 기준으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구성원들이 체감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이 사람은 신뢰를 쌓아온 사람인가? 그 신뢰가 팀 안에서도 이어질 수 있을까? 이 사람이 자리에 앉았을 때, 팀은 안정감을 느낄까, 아니면 긴장할까?
임원 인선은 방향 설정입니다. 한 사람의 선택이 몇 년의 조직 문화를 좌우합니다.
특히 자율과 책임이 함께 가는 구조에서는 임원 스스로가 어떤 리듬으로, 어떤 언어로 조직을 이끄느냐에 따라 조직의 질감이 전혀 달라집니다.
본인 성과만 중심에 두는 리더와 조직 전체의 리듬을 설계하는 리더는 출발부터가 다릅니다.
그래서 저희는 늘 이렇게 상상합니다. ‘이 사람이 들어오면, 지금 이 팀의 공기가 어떻게 바뀔까?’
또 하나, 우리가 자주 묻는 질문이 있습니다. ‘이 사람은 다른 리더들과 어떤 긴장감을 만들까?’
임원 간의 신뢰가 약해지면, 보고 체계가 흔들리고, 지시가 겹치고, 현장은 갈피를 잃습니다.
그래서 ‘실력 있는 사람’보다 ‘이 조직 안에서 연결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더 절실해집니다.
리더가 많아질수록, 리더 사이의 정렬이 더 중요해지는 이유입니다.
우리는 자리를 채우기보다, 흐름을 만들기 위한 인선을 고민합니다.
단순히 공석을 채우는 게 아닙니다. 조직의 리듬 안에 어떤 리더십을 더할지, 그 점을 더 오래, 더 깊이 생각합니다.
대표님, 자리가 많아질수록 우리는 더 조용하고 더 신중해집니다.
그 자리에 앉는 한 사람보다 그 자리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팀이 훨씬 더 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대표님께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사람을 세운다는 건, 그 사람만 세우는 일이 아닙니다.
그 선택이 곧 조직의 기준이 되고, 문화가 되고, 앞으로의 리더십을 정의하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조용하게 그러나 깊이 고민합니다.
인사팀에서 드립니다.
❤️ 사람 중심의 조직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는 인사담당자 입니다.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인사이트를 글로 남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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