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화] 밤을 달리는 훈련

내 이름으로 충성한 D+163

by 퇴근 후 작가

신병 집체 교육을 마치고 처음으로 ‘철야 교육’에 참가했다.

말 그대로 밤을 새워가며 받는 훈련이었다. 군대에 온 이후 처음 맞이하는 진짜 철야교육이었기에 설렘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야간 교육은 그동안 몇 차례 경험해봤지만, 자정이 넘도록 이어지는 훈련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훈련의 명칭은 ‘소대 단차 전술 훈련’. 아직 그 정확한 의미를 설명할 수 있을 만큼은 아니지만, 내가 맡은 역할은 전차 조종수였다. 한밤중, 어둠 속에서 덩치 큰 전차를 직접 몰아야 한다는 사실이 부담스럽기도 했고, 책임감도 무거웠다. 교육장에서만 훈련을 경험했지, 실전과 비슷한 환경에서 조종수 역할을 해본 경험은 없었기 때문에 처음엔 자신감이 많이 부족했다. 내가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 혹시라도 실수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하지만 막상 훈련이 시작되자, 정신은 자연스레 또렷해졌고, 몸은 본능처럼 움직이기 시작했다.

교육받은 대로 절차를 따라가며, 차츰 내가 맡은 조종 임무에 익숙해졌다. 처음의 긴장감은 사라지고, 오히려 상황을 주도하고 있다는 감각이 생겼다. 물론 완벽하진 않았다. 실수도 있었고, 돌발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당황하기도 했지만, 그런 경험 하나하나가 나를 단단하게 만들었다. 조종수로서의 실전 감각을 조금씩 익혀가는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이 훈련을 통해 얻은 자신감은 작지 않았다.

나에게 주어진 역할을 해내는 것, 단순히 ‘한다’는 것을 넘어, ‘제대로 한다’는 감각이 생겼다.

이건 단순히 훈련을 마친 성취감 그 이상이었다. 내 안에 있던 막연한 불안이 줄어들고, 조종이라는 일이 점점 나의 일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실전 경험은 아니었지만, 그에 가까운 상황에서의 훈련은 훗날 반드시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물론 철야교육은 체력적으로 정말 힘들었다.

충분히 자지 못한 상태에서 밤새 이어지는 훈련은 몸과 정신 모두를 피곤하게 만들었다.

새벽으로 접어들면서는 졸음과의 싸움이 시작됐고,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그런 피로감조차도 결국엔 하나의 성취로 남았다. 훈련이 끝나고 집합소로 돌아가는 길, 발은 무겁고 머리는 멍했지만, 마음만큼은 꽤 가벼웠다. 해냈다는 생각, 그리고 더 나아졌다는 느낌 덕분이었다.


이 철야교육을 통해 조금은 더 진짜 조종수에 가까워진 것 같다.

그리고 이 느낌은, 앞으로의 군생활에 있어 무척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훈련소부터 시작해 상무대, 자대까지 여러 단계를 거치며 늘 ‘배움’을 실감했지만, 이번엔 ‘내가 해냈다’는 확신이 가장 뚜렷이 남았다.


하룻밤 동안 이어진 훈련.

몸은 지쳤지만, 마음은 조금 더 강해졌다는 걸 느낀다. 결국 군 생활은 이렇게 매일 조금씩 자신을 단련해가는 시간이 아닐까. 오늘의 피곤함이 내일의 단단함으로 남기를 바라며, 나는 다시 일상을 이어간다.



✍️ 기억의 조각

철야의 어둠 속에서, 나는 조종석에 앉아 나 자신과 마주했다.

무겁고도 정확한 조종. 그것은 단순한 훈련이 아니라,

내가 ‘책임’을 배워가는 과정이었다.




❤️ 스물한 살, 그 낯설고도 선명했던 시간을

매주 글로 남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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