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으로 충성한 D+197
이번 주는 부모님과 통화를 자주 했다. 사실 면회를 앞두고 준비할 것들이 많아서 연락이 잦았던 것이지만, 부모님은 그 자체만으로도 무척 반가워하셨다. 평소에는 하루하루 훈련에 지쳐 바쁘게 지내다 보니 전화도 자주 드리지 못했는데, 오히려 그게 당연한 듯 익숙해져버렸던 내 모습이 떠오르며 괜히 마음이 찔렸다. 이제야 그동안의 무심함이 미안하게 느껴졌다.
자대에 와서 처음 맞는 면회라서인지, 설렘보다 걱정이 앞선다. 내가 어떤 모습으로 보일지, 부모님은 무엇을 느끼실지 자꾸 신경이 쓰인다. 입대하고 나서 살이 조금 빠지기도 했고, 얼굴도 그만큼 변했을 텐데, 부모님 눈에는 어떻게 비칠까. 하지만 전처럼 부모님 얼굴을 마주 보며 이야기할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마음 한켠이 편안해진다. 아마 그날이 되면 말보다 눈빛으로 더 많은 감정을 주고받게 되겠지.
군대 안에서 부모님의 존재는, 정말 특별하다. 매일 반복되는 단조로운 생활 속에서 부모님 목소리는 한 줄기 빛 같았다. 힘들었던 날에도 통화 한 통으로 마음이 풀리고, 말 몇 마디에 다시 마음이 단단해지곤 했다. 전화기 너머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다정함과 걱정, 그 따뜻한 정서가 내게는 가장 큰 위로이자 버팀목이었다.
생각해보면, 군생활에 점점 적응해가는 만큼 부모님께 더 자주 전화드려야겠다는 다짐도 생긴다. 아직은 부모님이 걱정하시는 만큼 내가 모든 것을 잘 해내지는 못하겠지만, 그만큼 더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면회가 끝나고 나면, 곧 3월이 시작된다. 다시 훈련이 이어질 것이다. 생각만 해도 숨이 막힐 듯하지만, 그게 군대라는 걸 이제는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몸이 피로해지고 마음이 무거워질수록 '버틴다'는 말의 무게도 실감하게 된다. 그런데도 어쩌면 이 모든 경험들이 나를 조금씩 단단하게 만들어주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처음이라서 더 긴장되고 낯설지만, 그 속에서도 나는 매일 나 자신을 다잡고 있다.
부모님과 나눈 통화, 그 짧은 시간 동안 느낀 감정들이 하루를 버티게 해주는 원동력이 된다. 누군가 나를 걱정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이곳의 삭막한 분위기 속에서 얼마나 큰 의미인지,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을 것이다. 그렇게 따뜻한 마음이 있는 한, 나는 더 오래 견딜 수 있을 것 같다.
내일은 또 훈련이 기다리고 있지만, 오늘 받은 위로와 격려를 기억하며 하루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부모님의 응원, 그 마음을 등에 업고 나는 한 발짝 더 나아간다. 아직 다 말하지 못한 이야기들도 많지만, 이 수양록을 통해 내 하루하루의 마음을 이렇게나마 담아보고 싶다.
✍️ 기억의 조각
짧은 전화 통화 한 통에
숨 막히던 하루가 풀렸다.
전화기 너머 익숙한 목소리는
내 하루를 다시 일으킨다.
❤️ 스물한 살, 그 낯설고도 선명했던 시간을
매주 글로 남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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