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화] 면회를 앞둔 밤, 설렘과 어색함 사이

내 이름으로 충성한 D+199

by 퇴근 후 작가

즐거운 토요일이 찾아왔다. 바쁘고 긴장됐던 한 주를 지나고 나면, 그 주말 하루가 주는 여유가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느껴진다. 아침에는 중대장님 내무검사가 있어서 조금 분주하게 움직였다. 청소며 정리며, 평소보다 꼼꼼히 손이 많이 갔다. 정리가 끝나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오늘만큼은 훈련도 없고, 비교적 여유로운 날이었기에 그만큼 기대도 컸다.


그리고 또 한 번 부모님께 전화를 드렸다. 요즘은 전보다도 부모님과 통화하는 일이 잦아졌다. 셀 수 없을 만큼 자주 전화를 하게 되는데, 그럴수록 부모님이 점점 더 그리워진다. 군대에 오기 전에는 그저 습관처럼 여겼던 전화 한 통이, 이곳에서는 마음의 닫힌 창을 여는 유일한 통로처럼 느껴진다. 짧은 몇 마디 안에 담긴 부모님의 목소리는 그 어떤 것보다 따뜻하고 위로가 된다.


원래는 내일 면회만 예정돼 있었는데, 뜻밖에도 외출 허가가 떨어졌다. 당직사관의 허락을 받고 내일은 부모님과 외출까지 함께 하게 되었다. 갑작스러운 외출 소식에 어디로 갈지, 뭘 먹을지 머릿속이 분주하게 돌아간다. 기분은 설레지만, 동시에 창밖으로 내리는 비가 마음 한 켠을 조심스럽게 만든다. 부디 내일 아침엔 비가 멎기를 바랐다. 햇살이 조금만 얼굴을 내밀어주면 좋겠다.


두 달 만에 부모님을 뵙는 자리다. 얼마나 기다렸던 시간인가 싶다가도, 또 한편으로는 묘한 어색함이 피어난다. 내가 어떻게 변했을지, 부모님 눈엔 어떤 모습으로 비칠지 자꾸 신경이 쓰인다. 나도 어느덧 이곳 생활에 익숙해졌고, 부모님도 그 사이 걱정과 그리움 속에서 조금은 지치셨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서로 다른 시간들을 보내온 만큼, 다시 마주하는 순간이 조심스럽다.


그래도 분명한 건, 부모님과의 만남은 언제나 나에게 큰 힘이 된다는 사실이다. 외로움도, 피로도,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그런 시간. 부모님이 나를 위해 멀리서 와주신다는 그 마음만으로도 마음 한켠이 따뜻해진다. 내일은 말보다는 얼굴로, 손길로, 눈빛으로 많은 걸 나누게 될 것 같다.


오늘 하루는 마음껏 누리고 싶다. 오랜만의 외출, 그리고 부모님과의 만남. 이 시간이 또 언제 다시 찾아올지 모르기에, 그만큼 더 소중히 기억하고 싶다. 군대 생활의 반복된 리듬 속에서 만나는 이 짧은 쉼표 같은 시간은 내게 가장 특별한 선물이다. 부모님과 나누는 작은 대화, 함께 걷는 거리, 따뜻한 밥 한 끼. 그것들 모두가 이곳 생활을 견디게 해주는 힘이 된다.


✍️ 기억의 조각

오랜만에 마주할 부모님을 떠올리니
설렘과 어색함이 함께 밀려온다.
비록 아직 만나진 않았지만,
그 만남을 기다리는 지금 이 순간조차
소중하게 느껴진다.




❤️ 스물한 살, 그 낯설고도 선명했던 시간을

매주 글로 남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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