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를 위한 마케팅
최근 창업 지원 제도를 살펴보면 창업을 3단계로 구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비창업자, 초기창업자, 성장창업자 정도의 구분인데 창업자를 3단계로 구분하여 각 단계별로 1회씩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전반적인 체계의 구축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이 지원 체계가 갖는 의미에 특별한 것이 있다기보다는 창업자 간 경쟁이 심화가 되기 때문에 지원을 조금 더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체계를 갖추었다 정도로 이해하면 좋습니다.
창업을 지원하는 체계가 조금 더 조직화되었다고 해서 그것을 경쟁과 무슨 연관을 짓느냐 생각할 수 있겠지만 창업자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사실은 모두가 공감하고 또 현실이 그러하다는 것을 부인할 수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겁니다. 창업자 간 경쟁이 심화가 되는 것은 생계형 창업이 되었든 의지를 갖고 창업을 하든 모두가 유사한 산업군의 유사한 아이템으로 경쟁을 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창업을 결심한다면, 8대 뿌리산업에 해당하는 사출이나 주조 쪽으로 창업을 하실 건가요? 그렇지 않을 겁니다. 여러분이 창업을 결심한다면 도소매업이나 서비스업, 공산품을 제조하는 제조업의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겁니다. 창업을 생각하는 대부분의 예비 창업자들은 이미 포화되어 있는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경쟁강도가 매우 심한 창업분야로 바로 뛰어들게 됩니다.
이미 포화되어 있는 시장인 줄 알면서도 뛰어드는 것은 미련하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창업자들이 창업을 결심하게 되면 면밀한 시장조사를 하기 이전에 '무언가에 꽂힌 것처럼' 자신의 아이템을 객관적으로 살펴보기 어려운, 묘한 마법에 걸리게 됩니다. 이런 묘한 마법에서 풀려나는 시점은 창업을 시작하고 3개월~6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서서히 풀리기 시작하는데 창업은 현실이고,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직시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이미 자신이 포화된 시장에 뛰어들었다는 사실이 조금씩 인식되곤 합니다.
걷잡을 수 없이 진행된 아이템을 여기저기 손보고 싶지만 자본에는 한계가 있고 경쟁자는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것을 보고 나면 점점 현실이 어두워져만 가는 것을 바라보게만 됩니다. 그나마 소정의 매출이 발생하면 생존은 가능하겠지만 성장이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부터는 '차별화'에 대한 준비가 미흡했음을 직감하게 됩니다.
포화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남들과 같은 아이템으로 창업을 하더라도 차별화만 한다면 승산이 있다는 사실은 대부분의 창업자가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창업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예비창업자나 기 창업자를 대상으로 강의를 다녀보면 모든 분들이 차별화를 전혀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 차별화 포인트가 일반적인 마케팅에서 이야기하는 컨셉(Concept)의 범위에 크게 닿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매번 느끼게 됩니다.
마케팅에서 이야기하는 컨셉은 단순히 기능적인 차원(Spec.)에서의 차별점을 주라는 뜻이 아닙니다. 기능적인 차원에서 차별점을 주는 것이 컨셉이라면 자본력이 우수한 기업일수록 차별 우위를 더 많이 가져갈 겁니다. 기능적인 차원이 아니라면 혹 마케팅에서 이야기하는 컨셉은 상황적인 차원(Condition)의 의미일까요? 경쟁자의 제품은 이럴 때 사용하고 우리 제품은 이럴 때 사용합니다?
기능이나 상황이나 마케팅에서의 경쟁우위를 부여하는 기법이긴 하지만 그것이 컨셉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마케팅에서의 컨셉은 반드시 기업의 경영 전략(Management Strategy)과 연계된 개념이어야 하고 기업의 핵심 경쟁력(Core Competition)을 녹여낸 개념이어야 합니다.
예비창업자나 기 창업자들이 알고 있고 또 배우고 있는 컨셉은 단순히 '차별점'에 포인트를 많이 무게를 두고 있다 보니 단순히 기능이나 상황, 광고나 홍보, 슬로건의 차이 등을 차별 우위로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경영전략이나 핵심 경쟁력과 컨셉에 대해서 생각해본 창업자들은 없습니다. 마케팅에서의 컨셉은 경영 전략과 핵심 경쟁력과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 말입니다.
핵심 경쟁력이 기능이나 상황일 수 있습니다. 광고나 홍보의 기법이 핵심일 수 있고, 슬로건 하나가 매력적이어서 고객의 마음을 울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런 부분이 핵심 경쟁력이 되려면 단순히 일회성이나 몇 번으로 끝나는 방법이 되어서는 안 되며 기업이 타 기업과 차별화된 강점 요소라는 점을 각인시켜야 합니다. 이런 부분을 강점 요소로 잘 각인시킨 사례는 '편강탕'의 사례를 눈여겨보시면 좋습니다.
배달의 민족 CF도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처음 이 광고를 보았을 때 많은 분들이 신선한 충격을 받으셨을 겁니다. 아마 광고를 본 저녁엔 치킨을 시켜먹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런 광고와 홍보 방법이 배달의 민족을 유니콘 기업으로 만드는데 일조하지 않았다고 말할 사람은 없을 겁니다.
기법이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 되려면 창업 초기 기업에게는 사실 조금 무리가 따를 수 있습니다. 기법이 강점이 되려는 만큼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것이 '비용(Cost)'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많은 창업자들은 기법을 핵심 경쟁력으로 알고 있으면서 그러한 컨셉을 달성할 수 있을 만큼의 자본을 조달하기 위해 굉장히 마케팅과 광고에 대한 부담감을 호소합니다. 충분한 마케팅에 쏟을 자금이 부족하기 때문에 우리 아이템이 경쟁력을 갖지 못하고 경쟁력을 오히려 잃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품질이 좋다(좋은 것만 사용해서 품질은 경쟁력이 있다)
기능이 좋다(기존 제품보다 기능적인 부분을 개선했다)
가격이 다르다(조금 더 저렴하게 동일한 기능을 가진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
디자인이 우수하다(디자인이 조금 더 매력적인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서비스 제공 방식이 다르다(서비스를 전달하는 환경이 다르다)
하지만 마케팅에서의 컨셉은 기법을 포함하는 조금 더 상위의 개념이니까 창업자들은 창업자들이 생각하는 컨셉을 단적으로 단정 짓고, 무조건 비용 문제로만 연결시켜서 컨셉을 잡지 못하고 경쟁력을, 시작도 하기 전에 잃어버리는 판단을 해서는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