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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재현 Feb 12. 2019

마케팅은 컨셉싸움이다(2)

창업자를 위한 마케팅


 컨셉을 기법으로 생각하기 시작하면 전체적인 전략적인 측면보다 하나하나 기법적인 측면에 집중하게 됩니다. 창업자들이 범할 수 있는 가장 큰 오류가 여기에서 도출되는데 가장 쉽게는 '제품의 품질이 괜찮고, 디자인이 색다르니 SNS로 홍보만 잘하면 된다'는 식으로 결론을 내버리는 것입니다. 


 좋은 품질, 괜찮은 디자인,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가격이 컨셉이라고 보고 그것을 SNS를 통해 홍보를 하고자 하는 것인데 사실 이 것은 기법이 주는 컨셉도 아니고 그렇다고 제품이 근본적으로 컨셉 메이킹이 되었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SNS로 어떻게 구현을 하느냐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좋은 광고 업체를 만나 제품이 한순간에 둔갑을 하는 것은 마케팅 업체의 기획 역량이지 창업자나 창업자의 아이템이 갖는 근본적인 컨셉이 갖추어져 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증가하고 있는 SNS 광고비, sourced 한겨레신문>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창업자들이 많지 않고 대부분의 창업자들은 어느 정도의 제품 역량이 갖추어져 있다면 광고나 홍보로 컨셉을 어필해보자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지난번 글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컨셉을 이렇게 인식하게 되면 반사적으로 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데 SNS로 홍보를 자주 하게 되는 트렌드로 인해서 사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SNS 광고비는 날이 갈수록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물론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SNS가 차지하는 비중과 그 효과가 뛰어나다는 점에서 광고비 증가 추이에 변수가 다양하겠습니다만 창업자의 이런 생각의 오류가 SNS 광고비 증가로 이어진다는 사실은 창업 시장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현상입니다. 


솔직히, SNS 광고를 보면 컨셉 잘 잡아서 제품 많이 팔았다고 생각하시지 않나요?



 그런데 한 가지 생각해볼 것이 있습니다. 정말 제품이 SNS로 컨셉을 잘 잡아서 잘 팔렸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SNS에서 판매되는 제품이 차별화가 되어 있지 않으면서 단순히 광고 상의 컨셉이 좋아서 잘 팔린다고 생각하는 제품을 실제로 구매해서 사용해 보았습니다. 


<젠틀 피버 톤업 에센스, sourced 브랜드 홈페이지>


 기존에 사용하던 스킨 로션 올인원 제품은 125ml에 45,000 원하는 제품이었습니다. 중소기업 제품이었는데 컨셉이 명확했고 컨셉에 맞게 제품의 외관 디자인이나 내용물의 퀄리티도 상당히 좋았습니다. (5년 정도 사용한 제품입니다) 그런데 그 제품의 사용을 멈추고 이 제품을 사용해보기로 하고 두 제품을 비교하게 되었습니다. 


 젠틀 피버 톤업 에센스는 SNS에서 상당히 광고가 많이 나왔습니다. 바르면 얼굴이 화사하게 바뀌는 마법과 같은 아이템처럼 광고에서 소개를 했었고 실제로 향기도 좋다면서 후기도 좋았었습니다. 워낙 의심이 많아서 긍정적인 댓글은 알바를 동원했다고 생각하면서 직접 주문을 해서 사용해 보았는데, 우선 가격적인 측면이 매력적이었습니다. 이벤트 기간에 구매를 해서 그런지 125ml 2개를 반값에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1+1 가격이 3만 원이 채 안됐었고 우선 가격에서 저렴하다고 느꼈습니다. 


 실제 사용해보니 향도 괜찮았고 발림성이나 얼굴이 화사해지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제품보다 끈적임은 더 심했지만 가격 대비해서 굉장히 만족스러웠고 광고가 허위나 과장되었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천편일률적인 올인원 시장에서 '피부의 톤을 한층 더 화사하게 만들어 주는 올인원 제품'이라는 인식이 명확하게 와 닿는 계기가 됐습니다. 




 5년간 사용한 제품과 젠틀 피버의 톤업 에센스를 1년여 사용해본 결과 다시 두 제품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저는 젠틀 피버를 선택합니다. 가격적인 부담도 적으면서 제품의 품질이나 만족감에서 훨씬 앞서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5년간 사용한 제품은 남성미를 자랑하는 컨셉과 제품의 사용 결과가 전혀 매칭 되지 않았고, 젠틀 피버는 톤업이라는 컨셉메이킹에 맞게 확실히 톤업이 되는 효과를 주고 있었습니다. 


 SNS 광고에 나오는 모든 제품이 허위나 과장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여러 제품들을 구매해서 사용해본 결과 실제로 컨셉에 기반한 제품들이 많았다는 점은 확실했습니다. 단순히 광고를 기획하는 기획사에서 컨셉이 없는 제품에 컨셉을 달아준다는 생각이 들었다기보다 제품이 본연적으로 가지고 있는 컨셉을 조금 더 광고에 적합하게 트렌디하게 풀어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작정 제품의 컨셉을 생각하지 않고 단순히 조금 더 괜찮은 제품을 만들고 SNS 광고나 홍보로 컨셉을 달아주면 팔린다라는 생각은 틀린 공식입니다. 요즘 소비자들은 현명하고 합리적이기 때문에 SNS 광고나 홍보로 컨셉을 둔갑한 제품은 후기가 좋지 않습니다. 


<홍루이젠 샌드위치, sourced 인사이트>


 제품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컨셉은 그럼 무엇일까. 매력적인 사례로 홍루이젠의 사례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홍루이젠은 매진 사례가 연일 기사화되고 있는 아이템입니다. 국내 가맹점 추가 개설이 멈출 정도로 가맹 요청이 쇄도하고 있는데 샌드위치라는 간편식, 젊은 층을 공략한 포장 디자인, 가격 대비 매력적인 맛과 식감. 대부분의 만족 요소를 채운 괜찮은 아이템으로 국내 프랜차이즈가 아니라 대만 홍루이젠의 마스터 프랜차이즈라는 사실이 조금 더 신기하게 다가옵니다.  


  대만의 프랜차이즈가 국내에 상륙한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카스테라 사례를 모두 알고 있다시피 해외 프랜차이즈가 국내에서 약진하는 것이 명과 암이 있다는 사실을 모두 아실 텐데 홍루이젠이 가지고 있는 차별적인 요소라면 70년 동안 한결같은 맛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요식업에서 한결같은 맛을 유지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맥도널드가 사랑받는 이유는 전 세계 어디를 가도 동일한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아닌가요? 홍루이젠도 이런 맛의 균일함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홍루이젠이 단순히 맛에만 컨셉을 두고 차별화를 진행했다면 다른 프랜차이즈와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겁니다. 


- 홍루이젠의 컨셉 포인트


 1) 음식의 기본인 맛으로 기초를 잡는다

  홍루이젠은 음식을 판매한다는 점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창업 후 홍이삼 장인의 맛을 유지하기 위해 깊이 있는 노력을 유지해왔습니다. 국내 어디를 가더라도 동일한 홍루이젠의 음식 맛을 볼 수 있는데 이런 노력이 정말 어렵다는 사실은 요식업을 해보지 않은 분들이라도 잘 아실 겁니다. (최근에 모 프랜차이즈를 방문했는데 지점마다 조리 정도가 달라서 맛의 차이를 느껴보니 새삼 맛의 균일함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2) 한결같은 맛을 유지하기 위해 유통을 차별화한다(현장 제조 X, 본사 배송)

  한결같은 맛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동일한 레시피로 요리를 할 수 있도록 점주를 교육해야 합니다. 하지만 요리의 정도에 따라 같은 레시피로 요리를 하더라도 음식의 맛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홍루이젠은 이런 문제점을 제거하기 위해 본사에서 완제품을 배송하는 방식으로 하여 한결같은 맛을 유지하기 위해 유통을 잡았습니다. 레시피 배달이 아니라 완제품 배달을 선택한 것이죠.


 3) 샌드위치를 구매하는 건 고객이다

  샌드위치가 전광석화처럼 등장한 메뉴는 아닙니다. 샌드위치는 그동안 많은 기업에서 만든 메뉴로 이미 대중화가 되어 있는 메뉴인데 유독 홍루이젠의 약진이 돋보이는 이유는 고객을 한결같이 분석한다는 점입니다. 까다로운 고객의 입맛을 위해서는 메뉴를 다양하게 늘릴 법 한데 홍루이젠은 무리하게 메뉴를 늘리지 않습니다. 유통과도 연결이 되어 있는 부분이지만 고객이 선호하는 메뉴로 단일화하여 선택에 불편함을 제거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아울러 포장에 디자인적인 요소를 가미하여 홍루이젠 샌드위치라는 점을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패키지의 차별화도 주었습니다. 


 홍루이젠 샌드위치는 인스타에 올리기 좋은 음식입니다

 아울러 가격을 무리하게 인상시키지 않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다는 장점만큼 더 매력적인 장점이 어디 있을까요? 무엇보다 샌드위치는 남성보다 여성이 더 간편식으로 선호한다는 점을 주목한 것이 마케팅에 더욱 차별화를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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