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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재현 Aug 11. 2019

비즈니스 모델과 헤게모니(3)

창업자를 위한 비즈니스 모델


비즈니스 모델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많은 수의 (예비) 창업자들은 비즈니스 모델을 실제 사업에 사용하기보다는 대외 용도로 사용하고 있으며 대외 용도로 더욱 잘 활용하기 위해서 깊이 있게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서 고민하기보다는 평가지표라고 하니까, 평가점수를 잘 받기 위해서 이쁜 모델이나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비즈니스 모델을 활용한다는 이야기를 지난 시간까지 말씀드렸습니다. 


대외 용도(지원사업 참여나 기업 소개, 투자자를 위한 소개)로 쓰이는 비즈니스 모델은 그 용도가 명확하다 보니 대부분의 창업강사들은 비즈니스 모델을 가르칠 때 평가표에 들어간다, 평가배점에 포함된다는 식으로 가르치는데 지금까지 그런 평가표는 본 적이 없고(있기는 합니다) 혹 있다면 잘못된 것이라고도 말씀드렸습니다. 


비즈니스 모델은 정형화된 종류가 많고 기존의 모델에서 변형이 된 것이라면 분석과 검증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아직 분석과 검증이 선행되지 않은 모델에 점수를 붙이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창업 현장에서는 이런 내용을 모두 배제하고 그저 비즈니스 모델이라면 캔버스 정도만 가르칠 뿐입니다. 


아마 강사들에게 분석 방법이나 검증에 대해서 물으면 버벅댈 강사들 엄청 많을 겁니다. 이런 강사들은 걸러내시면 됩니다. 창업 강사는 흔하고 비즈니스 모델은 들은풍월로도 강의가 가능하지만 아무런 강사를 불러다가 그저 웃고 재미난 강의를 듣기에는 창업은 살벌한 현실이니까요, 실전에 도움이 되는 강사에게 배우시는 것이 현명합니다. 그리고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하면 캔버스만 주야장천 강의를 들으신 탓에 지겹지 않을까요?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 안 지겨우세요?






비즈니스 모델을 사업에 사용하기 위해 분석에서는 어떤 분석법이 사용되고 검증은 어떤 요소(Criteria)를 타겟팅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씀드렸는데 이번 글과 다음 글에서는 비즈니스 모델의 정형화된 종류를 살펴볼까 합니다. 이미 숱한 글에서 비즈니스 모델의 형태에 대해서 잘 다루고 있기 때문에 간략한 언급과 함께 각 형태가 어떤 특징이 있는지 위주로 살펴보겠습니다. 



*비즈니스 모델의 종류

 (이해를 돕기 위해 국내 창업분야의 현실에 맞게 명칭을 임의로 붙였습니다)



1. 제조업 비즈니스 모델


제조업 비즈니스 모델은 가장 흔하면서 기본이 되는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우리가 흔히 제품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경우를 대개 이런 모델로 보시면 됩니다. 유형의 제품을 제조해서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형태가 바로 제조업 비즈니스 모델인데 많은 분들이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를 해야만 제조업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잘못된 생각입니다. 제조업 비즈니스 모델은 '영업맨'을 사용하거나 '온라인 채널'을 사용하는 경우에도 모델이 틀어지지 않습니다. (그저 채널을 확장한 것에 불과하니까요)


<Dell business model, sourced Ericblog>


제조업 비즈니스 모델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상대적으로 마진이 높습니다 (높은 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브랜딩이 가능합니다 (유형의 제품을 판매하기 때문입니다)

고객과의 유기적인 관계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제조업 비즈니스 모델에서 중요한 두 가지 특징은 '제품과 고객'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품을 제조하기 때문에 품질과 판매, 유통에 투자되는 비용이 적지 않고 고객에게 직접 제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고객과의 관계 형성이나 타겟고객층 선정 등에 대한 전문성이 요구됩니다. 


같은 제조업 비즈니스 모델이라 하더라도 'B2C가 아니라 B2B'의 형태로 소매점이나 유통채널로 납품을 하는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예비) 창업자들이 있습니다. 제가 창업현장에서 이런 분들을 사실 유독 많이 보아 왔는데 주로 이런 분들은 도매판매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모델의 장점은 '제품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 있습니다. 


고객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니까 제품에만 집중할 수 있고 더욱 높은 품질의 제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판로 개척의 애로사항이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런 기업들의 생존법에는 OEM을 대량으로 받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OEM이라도 받는 기업이면 정말 다행이고 사실 이렇게 제품에만 집중해서 제품을 판매하는 형태를 취하는 기업은 판로를 찾지 못해서 정말 많은 어려움을 겪습니다. 


'도매 판매는 마진이 당연히 낮습니다'



2. 연구개발형 비즈니스 모델


제조업이 유형의 제품을 만들어서 판매를 하는 것이었다면 연구개발형의 경우 무형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입니다. 교수창업팀, 연구원 창업팀, 경우에 따라 Spin-off의 형태로 기업에서 갈라져 나온 형태의 기업도 이런 모델을 취하는데 해당 모델은 연구개발의 결과물이나 IP에 많이 기대는 측면이 강합니다. (대개 IP를 들고 나오지만 신규 개발을 위해 IP를 확보하기 위해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개 타겟 고객이 정해져 있다기보다는 불특정 다수, 대중을 상대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가 많은데, 우리나라의 경우 사전에 타겟 고객이나 고객층이 정해져 있고 어떤 제품을 만들거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기획된 분야, 기획된 제품의 특정 기술 개발의 형태를 취하는 형태가 많습니다. (ex. 칩셋 개발을 위해 첨단 기술 IP를 확보한 후 상용화를 위해 분사)


연구개발에 소요되는 비용이 많아 연구개발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면 회사가 사라지기도 합니다.

(실제로 회사가 사라지는 것을 봤습니다 ㅠ)



연구개발형 비즈니스 모델의 특징은 거의 한, 두 가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잠재력이 크다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사업 운영이 가능하다


하지만 연구개발비의 조달이 명확하지 않다면 도산하기 쉽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사전에 연구개발에 대한 자금조달 계획이나 자금조달이 확정적일 때 이런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취하게 됩니다. 



3. 도소매업 비즈니스 모델


많은 수의 (예비) 창업자들이 선택하는 비즈니스 모델 중의 하나가 바로 도소매업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2019년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셀마켓(Cell-market)' 트렌드가 바로 이 형태라고 볼 수 있는데, 쉽게 말씀드려서 제조업자와 고객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됩니다. 셀마켓은 그 플랫폼이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SNS'라는 점이고 단위가 '개인단위'까지 쪼개진다는 뜻입니다. 


'인스타그램에서만 판매해도 먹고 살만큼 장사가 되는 세상입니다'


규모가 작으면 셀마켓 단위까지 내려가지만 규모가 클수록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대형마트, 쇼핑몰을 떠올리시면 좋습니다. 이런 대형마트, 유통업체들은 다수의 제조업자로부터 물건을 납품받고 이를 최종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형태를 취합니다. 


<Amazon business model, sourced Jungle Scout>


이마트, 롯데마트 등 거의 대부분의 대형마트들은 이런 구조입니다. 물건 납품받고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대부분의 (예비) 창업자들은 이런 형태의 비즈니스를 초기에 구상하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물건을 입고 시키기에 많은 제조업자를 찾아다녀야 하는 애로사항을 먼저 따져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입점을 시키는 것은 비교적 쉬운 문제에 해당이 됩니다.  


생각보다 도소매업의 비즈니스는 물류적인 관점에서 비용을 따져보는 비즈니스로 진화한 지 오래입니다. 뉴스를 통해 쿠팡, 이마트를 필두로 여러 대형 유통업체들이 물류전쟁에 뛰어들고 있다는 기사 보셨죠? 


http://www.newspim.com/news/view/20190808001588


새벽 배송 전쟁, 물류 전쟁, 온갖 유통 전쟁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 유통망만 이런 것이다 생각하시겠지만 소매점에 납품을 하는 업체들도 이런 경쟁에 뛰어든 지 오래입니다. 


도소매업 비즈니스 모델은 '유통 마진'의 극대화가 필요합니다. 제품의 단가는 출혈 경쟁으로 점점 저가로 수렴하게 되고 마진의 폭을 높이기 위해서 유통 마진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하는데 도소매업 비즈니스 모델은 바로 여기에 방점을 찍어야 합니다. 


'어떻게 유통을 효율적으로 마진을 극대화할 것인가?'


(예비) 창업자에게 적용이 될만한 도소매업 비즈니스 모델의 장점은 


진입장벽이 낮다 (시스템화 되어 있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틈새시장이 있다 (새벽 배송으로 성장한 마켓 컬리의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장점에 따른 특징도 맥락을 같이 합니다.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에 출혈 경쟁이 쉽습니다. 저가 공세에 따른 경쟁우위를 점하기 쉽습니다. 

틈새시장이 있는 만큼 다수의 경쟁자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4. 임대업 비즈니스 모델


임대업이라고 표현을 하기는 했지만 임대업 비즈니스 모델에는 공간 임대, 공간 셰어에서부터 렌털, 리스를 모두 포함하는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유형의 자산, 유형의 제품에 대해서만 이러한 임대, 대여 모델이 많이 등장했는데 최근에는 IP에서도 이러한 임대, 대여 모델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Netflix Business Model, Souced Redspider.ae>


최근 들어 공유경제가 이슈가 되면서 전 산업분야에서 이런 임대업 비즈니스 모델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소유의 개념이 공유의 개념으로 분산되기 시작하면서 점점 이런 모델이 강화되고 등장하고 있는데요, 넷플릭스의 사례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일정의 구독료를 지불하고 여러 컨텐츠를 즐기는 형태를 우리는 이미 소비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정수기만 렌털 해서 사용했지만 최근의 현대자동차는 자동차도 렌털 하는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http://news.g-enews.com/view.php?ud=2019060314380513082f6424d93c_1&md=20190604172535_K


임대업 비즈니스 모델의 장점이라면 계약 기간 동안 지속적인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지속적인 수익 발생 (계약 기간 동안 고정 수익 발생)

진입 장벽이 높다 (유형 제품이나 자산을 취득해야 하므로)

시장의 니즈가 지속적이다 (니즈가 많은 제품이 보통 임대, 대여의 형태가 된다)


다만 임대업 비즈니스 모델의 특징은 장점을 보유하기 위해서 막대한 비용이 소요가 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진입 장벽이 높아 경쟁자가 쉽게 뛰어들지 못하지만 그만큼 새로운 제품을 얻기 위해 그리고 유지보수하기 위해 비용이 소요가 된다는 특징이 있고 중요한 특징은 시장의 니즈를 반영하기 위해 끊임없이 '유형의 제품, 자산, 또는 무형의 컨텐츠'를 개발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Netflix가 매출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수익을 컨텐츠 개발에 쏟아붓는 이유는 특별하지 않습니다. 소비자가 원하는 컨텐츠를 개발하여 지속적인 수익을 올리기 위함입니다. 현대자동차가 차량 렌털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구형차로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지속적인 신차의 개발이 필요합니다.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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