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같은 첫 동거인 <나나>

NANA(2006)

by 디디




막 상경한 나는 어떻게 살아갈지 아주 불안했어. 하지만 나나와 사는 것에 대해선 신기하게도 불안함이 없었어.

코마츠 나나, 나나 中







나나들 캐스팅 대합격. 견줄 것도 없이 완벽했다.

사실 모두들 만화 > 애니 > 영화 순으로 원작을 추구하지만, <나나1>은 만화를 기반으로 싱크로율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한 가산점이었다.



원작 만화 中


애니 장면 中




하연수 느낌이 낭낭한 꼬부기상의 귀여운 공주풍 ENFP 나나와 도도하지만 속 깊은 아이돌 그 자체 INTP 나나의 조합이 진부할 수 있지만, 그 클리셰에 딱 어울리는 캐스팅이어서 보기가 편안했다. 보통 만화 원작의 리메이크 영화는 구설수가 많은 편인데, 이 둘의 케미는 되려 만화스러운 스타일을 잘 살려줘서 눈이 즐거웠다.


누가 더! 할 것 없이 각자의 매력을 너무 잘 살려줘서 이 두 여성 케미를 보고 있는 것만으로 스토리를 떠나 이 영화 자체에 의미가 있었다. 결론은 캐스팅 대만족이란 말씀이십니다.







01. 변수 속 운명


설레지만 두려운 청춘들의 미래는 모두 변수로 가득하다. 그런 불확실 속의 우연이 인연이 되는 가능성은 엄청난 확률로 맞아떨어진다거나 정해진 운명이라고 믿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희박하다. 기차 옆자리로 만난 사람과 동갑일 확률, 그리고 같은 이름을 가질 확률, 그리고 때마침 정차된 기차로 처음 본 사람과 맥주를 마시며 내 속 얘기를 털어놓아버린 사연. 그리고 그 사람을 다시 룸메이트로 맞이하기까지.


그리고 그 인연이 가져다 줄 뜻밖의 선물과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이 될 것까지 모두 까마득히 예상하지 못한다. 그러기에 청춘이 겪는 모든 미지의 운명은 나쁜 기억도 좋은 기억도 아름다움으로 미화될 수 있다.







02. 테토녀 vs 에겐녀


사랑 앞에서 같고도 다른 나나들. 언뜻 보기에 테토녀, 에겐녀지만 사실 이 둘은 사랑 앞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남자친구를 따라 도쿄로 따라간 코마츠 나나와 도쿄를 따라가지 않고 남은 오사키 나나. 자신이 노래를 부르는 이유는 오직 자신을 위해서라는 신념을 택한 채 사랑을 놓는다. 하지만 긴 세월 동안 '렌'을 잊지 못한 채 그리워한다. 그런 마음을 코마츠 나나를 통해 다시금 일깨운다.


아티스트적인 사랑에 '오글거림'은 덤이지만, 극 중 코마츠 나나의 전 남자친구 '쇼지' 캐릭터는 진부하고도 뻔뻔했다. 단 하나의 매력이 없어서 아쉬울 정도였다. 일본인은 개인주의가 강해서 서로 연락에 터치 안 하는 게 공연하게 깔려있다던데 (일반화 미리 사과합니다) 그런 나나의 집착을 견디지 못해 귀찮아하는 모습이라던가. 대놓고 깔보는 듯한 태도는 그 어떤 합리화도 응당하지 않아 쓰레기로만 남게 된 단역이랄까.






코마츠 나나의 절친은 바람맞은 '쇼지'를 두고 오히려 나나의 행동을 탓했지만, 동거인 오사키 나나는 아무 말 없이 안아주며 곁을 지켜주었다. 겉으로만 보면 냉혈 그 자체였지만, 새삼 다정한 나나가 있었기에 이별을 상처를 단단하게 아물 수 있었다.






'오사키 나나' 진정 츤데레의 대명사. 가장 위로 못 할 것 같은 사람이 모든 정성을 다해 나나를 보살피는 이 나나를 어떻게 안 사랑하나요. 본격 레즈비언 만들기 프로젝트(?)






오히려 그로 인한 선택이 나나의 인생에 또 다른 역할이 되어준 것 아닐까. '쇼지'의 가장 큰 업적은 새로운 나나를 만나게 해 준 인연으로 쓰기에 딱이었다.







03. 매력 없는 남캐


이건 다들 <나나>를 보신 분이라면 말 많아질 구간이라고 생각한다. 단 한 명도 어떠한 곳에서도 매력 있는 남자 캐릭터가 등장하지 않는다. (얼빠라고 욕 해도 할 말 없어요) 이 영화는 순정만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리메이크작이잖아요! 제발 원본에 충실해주세요. 그래도 주연인 나나들의 패션이나 매력이 이 영화의 멱살을 잡고 완결까지 아무쪼록 잘 이끌어 갔다. 근데 2편에서는 하치 없는 나나는 도저히 도전할 용기가 안 나 관람을 포기했다.



나나 만화 원작 '렌' 작화



아무쪼록 대사들은 순정만화 뺨치는데, 내가 커버린 건지 배우의 전달력이 부족했을지는 모르지만, 남자배우들이 툭 던진 '멋들어진' 대사들이 하나같이 항마력 싸움으로 다가온 건 어쩔 수 없었다.




04. 패션 레퍼런스


'나나'로 패션을 배운다는 말이 있듯이 지금 당장 착장 그대로 입어도 어색하지 않을 레퍼런스를 보여주고 있다. 그야말로 앞서나간 패션 아티스트. 추구미에 맞는 옷걸이가 2개나 있는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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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봐도 나나들이 가장 아까워. 그들의 우정 얘기만 더 다뤄달란 말이야!




글 | 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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