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웨이> 사랑에는 예고편이 없다

ハルフウェイ(2010)

by 디디



이러다 나 부서지겠어

- 히로, 하프웨이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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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하프웨이'의 의미


이 영화는 '청소년의 풋풋한 사랑'을 다룬 만큼 꽤 쉬운 관람에 속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놓고 왜 영화 제목을 '하프웨이'로 지었는지 알려주기 위해 대놓고 하프웨이의 뜻을 대사에 넣기도 한다. 와세다 대학이 목표인 '슈'의 공부를 도우며 영어 단어 시험을 치르는 중 틀린 단어 '하프웨이'의 뜻은 '도중'이라고 알려준다.


'갑자기', '도중'이라는 뜻을 지닌 'halfway'는 히로와 슈의 관계를 보여주는 적절한 단어다. 접점이 없던 둘의 관계가 갑작스레 인연으로 맺어지고 또 갑작스럽게 이별을 맞이해야 하는 짧은 첫사랑의 순간을 보여준다. 짝사랑하던 남자가 나에게 먼저 고백을 하는 갑작스러운 기쁨과 예상치 못한 이별을 받아들여야 하는 갑작스러운 순간마저도 '사랑'은 모든 순간이 갑작스러워서 어려움 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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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를 짝사랑하던 '히로'가 상사병(?)으로 누워 있던 보건실 장면이 너무 예뻐서 이 영화를 끝까지 본 것도 있다. 영화는 극적인 사건이나 연출 하나 없이 마치 일상 브이로그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가지만, 중간마다 히로가 친구와 시뮬레이션을 하며 고백 연습하는 대사나 히로와 슈의 티키타카가 왠지 한국스러워서 몰입감을 더 높였다. 일본 로맨스 영화에 '오글거림'이 빠진 적은 거의 처음이다! 오히려 담백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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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솔직해서 오히려 좋아


히로의 어리광에 눈살 찌푸러지는 관객들의 반응이 몇몇 있었는데, 사실 오히려 이런 표현들이 '사랑'의 솔직한 부분을 보여주는 것 같아 더 좋았다. 청소년의 어린 사랑으로 치부하기엔 히로의 부정에 대한 몸부림은 현실적인 표현들에 가까웠다. 이별을 받아들일 수 없는 불안함과 왠지 모를 죄책감 사이에서 숨기지 못한 채 흔들리고 방황하며 갈피를 못 잡는 솔직한 표현들이 현재의 사랑을 잘 보여주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이 영화는 정말 현실적인 편에 속한다. 히로와 슈는 극적인 표현 없이 실제 연인처럼 자연스러운 대사나 행동을 보여준다. 투덜대는 표현에 무마하고자 하는 자연스러운 장난과 싸운 뒤에 하는 전화 통화와 "널 너무 좋아하는 것 같다"는 솔직하고 가감 없는 사랑 표현들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그리고 각자의 입장의 고뇌와 서로를 위한 선택까지. 뭇 연인들의 모든 행동들을 영화라는 극적인 연출에도 리얼하게 표현했다.




14.jpg 또 우는 척이야.



03. 가장 당황스러운 엔딩


정말 갑자기 끊긴 듯한 엔딩 장면이었다. 그동안 내가 본 영화들은 그나마 종결을 지은 편이었구나 싶을 정도로 열린 결말이라고 짓기에도 애매할 정도로 급하게 도망가서 그 자리에 나만 남은 듯 억지로 여운을 줘버린 결말이었다. 새삼 찝찝하지만, 앞서 말했듯 큰 스토리는 없는 편이라 보통 장거리 연인들처럼 지내거나 자연스레 멀어지는 현실적인 결말이 아닐까 싶다.


히로가 선생님과 연애 상담을 하던 중 "아무것도 없이 그저 옆에만 둔다면 그 사람의 가치를 과연 내가 만족할 수 있을까?"라고 깨우치는 대사가 있다. 인연을 순간이 아니라 평생을 본다면 그 몇 년을 떨어져 지낸 것이 과연 후회로 다가올까. 아무도 예상하지 못 하지만 사랑의 우선순위는 절대적이지 않다. 마음을 바꾸진 못 했지만 슈를 보낸 것을 택한 히로는 충분히 어른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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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간혹 전혀 고등학생 비주얼이 아닌 배우를 억지로 학생 역할을 둔 경우도 있는데, 슈와 히로는 그 풋풋한 학생들의 앳된 느낌이 가득해서 합-격!




발표하겠습니다. 도쿄에 안 갔으면 좋겠어요.
- 히로



글 | 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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