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방패연 가슴

60초 소설 32.

by 소요 김영돈

데스티네이션, 계획을 피할 수는 없으니 균형을 맞추어 날아야 할 때가 있다. 가슴을 도려 내야 할 때.

'궁상, 연민은 부모의 몫으로 끝'내고 싶은 마음에 그랬을 것이다. '부모를 만나는 것도 재능이다. 너대로 너답게 살아봐라' 그렇게 저대로 살다 보니 거침이 없고 두려움도 없이 살았다. 하여 그는 무언가 막히면 견딜 수 없어한다. 그날은 그에게 가슴이 막힌 날이었다. 가슴이 막힌 상태에서 바람을 탈 수는 없는 일이다. 꼬리 없는 방패연도 가슴만큼은 크게 뚫려있다.


못난이 한과를 파는 갈골한과에서 북강릉 IC 까지는 꼬부랑 산길을 넘어야 한다. 초보운전자에게 맡기기에는 위험한 난코스다. 그의 엄마는 이런 걸 경험해 봐야 운전이 는다,는 의견이고 아버지는 불안했다. 경사 60도의 벼랑이 있는 산길, 8 순의 노모가 타고 있으니. 위험한 길을 초보에게 맡길 수는 없다. 하지만 초보가 운전대를 잡았다. 엄마의 입심은 언제나 옳으니. 그는 말하기를 '출전기회를 준 감독을 만나서 경기를 뛸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노심초사하는데 내리막길에 속도가 난다. 아비는 '속도 늦추고 여차하면 내가 운전하마' 하고 말했다. 그는 '자격 없는 감독이 간섭한다'며 불쾌감을 표했고 경사가 급해지고 속도가 날수록 감정이 격해졌다.

'맡겼으면 믿고 기다려야지 잔소리한다'며 화를 벌컥 낸다. 아비는 그 '화'속에 약간의 불안과 긴장, 잘 해내고 싶은 '용기'에 받고 싶은 '격려'등이 복합적으로 들어가 있다고 여겼지만 결국 호통을 치며 운전대를 넘겨받았다.

호통이 그의 가슴을 답답하게 했다.


그는 기회를 주지 않는 사람 앞에서 다시는 운전을 하지 않겠다며 앙탈을 부렸다.(경기를 보이콧하겠다고)


이틀이 넘도록 침묵이 이어졌다.


그와 아비는 가슴이 탁 막힌다.


대화가 단절되고 둘은 말을 피했다. 가슴이 막힌 상태에서 날 수없는 연과 같았다. 얼굴을 보고도 지나치며 마음은 빙글빙글 돌기 마련이다. 그렇게 둘은 어지럼증이 오고 속이 답답해지며 다시 화가 치밀어 올랐다.


아비의 지분 '어떻게 키웠는데, 무례하게, 누구를 위해 그랬는데...... '


그의 지분 '참고 기다려주면 잘할 수 있었는데, 믿지 못하고 기회를 빼앗다니'


무장해제상태에서 '공감과 이해'그리고 '질문'을 할 수 있는 경지, '마음을 둥지너머에 옮겨두었다'는 각자의 결단은 날지 못하는 연의 꼴이었다.


장맛비 후 뭉게구름이 솜사탕 같았다. 무더위가 시작되었다.

그는,

꼬리부터 자르고 가슴을 펴고 다시 날아오르자. 오랜 이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으니, 하고 결심했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아비는 술을 마시며 가슴을 데우고 있다.


쥐어뜯고, 치고, 때로 빨간 소독약을 뿌려서라도 가슴을 뚫고 싶을 때가 있다. 그 속에 무엇이 들어 있든 다 도려내고 싶을 때가....

[2025. 7.22. 고갯마루에서 Jay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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