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초 소설 3
상화 씨가 징검다리를 건널 때, 지민 씨가 자신의 보폭으로 걸어가는 모습을 낭독할 때 어진은 울컥하며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솟아올랐다. 어진은 솟아오르는 마음을 ‘응원하고 싶어요’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그 말이 다시 어진을 힘들게 했다. 응원하는 마음이 혹여 ‘상대방을 넘겨짚지 않았는지, 주제넘은 생각을 한 것은 아닌지.’
어진의 화살은 오늘도 여지없이 자신을 향해서 날아왔다.
그래서 어진은 묻고 싶었다. ‘누군가를 응원하고 사랑하는 일이 왜 자신을 힘들게 하는지’. 돌아보니 어진의 삶에는 늘 ‘응원하는 누군가’가 있었다. 응원하는 사람이 아프면 자신이 아파지고, 그가 기분이 좋아지면 함께 기분이 좋아졌다. 상대의 기분에 따라 그녀의 마음도 오르락내리락했다. 어진은 오랜 세월 동안 그렇게 살아왔다. 하지만 오늘 어진은 알게 되었다.
자신이 쏜 큐피드의 화살이 결국 자신의 심장을 관통한다는 사실을!!
자신을 먼저 지켜야 한다는 사실을!!
황금 큐피드에 맞은 사람은 누구든 사랑에 빠져버리게 만들고, 철 큐피드에 맞은 사람은 혐오의 감정에 빠지게 한다고 한다. 어진은 20여 년 동안 자신이 쏜 화살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그녀의 화살은 황금 큐피드였다.
어진은 누군가를 응원하는 일은 ‘자신을 사랑하는 일’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오랫동안 누군가를 위해 화살을 쏘아온 어진은 오늘 ‘큐피드의 화살이 관통한 자신’에게 통증을 느꼈다. 그건 기쁨의 진통이었다.
자세히 보니 그녀가 그동안 쏜 화살은 황금 화살이었다(하지만 어진은 철로 만든 화살로 생각했었다)
어진은 이제 황금 화살이든 철 화살이든 ‘자기 자신’을 위해서 사용하기로 했다. 오늘 어진의 화살이 황금이었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황금 화살을 찬 윤어진 수간호사가 만나게 될 사람들은 어진 씨를 행복하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