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결승선을 지나고 알았다
“성과 냈는데 행복하지 않네.”
“열심히 사는데 왜 마음이 비어 있는 기분이지?”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본 적 있다면,
아마 이 이야기가 낯설지 않을 겁니다.
저는 예전에 풀코스 마라톤을
9년 만에, 10번의 도전 끝에 완주한 적이 있습니다.
완주하기 1년 전,
저는 큰 부상을 겪었습니다.
2주 동안 누워만 있어야 할 정도였고,
겨우 재기를 준비하던 시기였죠.
그만큼 간절했습니다.
부상 전, 완주의 순간을 위해
하루 30km씩 달렸고
한 달 동안 1080km를 채웠습니다.
그러다 큰 부상을 당했고
움직일 수 없는 답답함에
화장실에서 혼자 울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이를 악물고 재활했고
다시 헬스장으로 향했습니다.
그렇게 다시 선 출발선.
그리고 마침내 결승선을 통과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했습니다.
그토록 원하던 순간이었는데
생각보다 큰 감동도,
벅찬 기쁨도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어… 아무것도 없네?”
“내가 원한 게 이거였나?”
왠지 모르게 허무했습니다.
강원도 인제에서 일산으로 돌아오는
4시간 버스 안.
창밖을 바라보다가
문득 깨달았습니다.
아…
내가 원했던 건
성과가 아니었구나.
‘풀코스 완주’라는 결과를 위해
오랜 시간 연습했고
끝내 완주까지 해냈지만,
그동안 애써온 나 자신을
단 한 번도
인정하거나 칭찬해준 적이 없었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나는
타인의 인정을 원했던 게 아니라
‘자기 인정’을 원하고 있었구나.
그 순간,
훈련했던 장면들이 하나씩 떠올랐습니다.
부상으로 울던 날.
이를 악물고 회복하던 시간.
포기하고 싶었지만
다시 신발 끈을 묶던 순간.
그 장면들을 바라보는데
그때서야 눈물이 났습니다.
이미 나는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었구나.
이미 나는
나 스스로에게
인정받아 마땅한 사람이었구나.
그렇게 스스로를 인정해준 그 순간,
가슴이 벅찼습니다.
그렇게
저는 다짐했습니다.
이제는
나를 너무 몰아붙이지 말자.
나를 옭아매지 말자.
그리고
내가 내 편이 되어주자고요.
혹시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아무리 성과를 내도 만족감이 없었다면,
왜 나는 해도 공허할까 고민하고 있다면,
과거의 과정 속의
나를 돌아봐 주세요.
그 안에서 당신은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어디를 향해 달리고 있었나요?
그리고 그동안 애써온 자신을
꼭 안아주세요.
“그동안 정말 수고 많았다.”
“너라서 해낼 수 있었어.”
“이미 넌 충분히 멋진 사람이야.”
스스로를 인정해주는 순간,
타인의 인정은 예전만큼 중요하지 않게 됩니다.
대신 질문이 바뀝니다.
나는 나의 만족을 위해
어떤 목표를 세울 것인가.
어떻게 살아야
나다운 인생일까.
성과가 아닌
자기 인정에서 출발할 때,
비로소 빈 마음은
따스한 온기로 채워지기 시작합니다.